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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2 참고자료

리뷰2014. 6. 17. 16:29

1. 피케티 스스로의 요약(슬라이드), Science지 기고, LSE 강연

Thomas Piketty, "Capital in the 21st Century"


Thomas Piketty and Emanuel Saez, "Inequality in the long run"


[2014.7.19 업데이트] LSE 강연, 2014년 6월 16일, 포드캐스트, 강연용 슬라이드 다운로드 가능


[2015.1.30 업데이트] Potemkin 지 인터뷰, "Interview: Thomas Piketty Responds to Criticisms from the Left"


[2015.8.28 업데이트] 동경대학교 강연 (영어 자막 있음, iTunes U로 연결)


2. 그 간의 Piketty 비판을 요약

Justin Wolfers, "Inequality and Growth"


2.1 Piketty의 성장 모형에 대한 비판

Debraj Ray, "Nit Piketty"


Per Krusell and Tony Smith, "Is Piketty’s “Second Law of Capitalism” Fundamental?"

(수리 모형이 없는 요약문, Is Piketty’s ‘Second Law of Capitalism’ fundamental?)


2.2 Piketty의 자료에 관한 비판

Chris Giles, "Data problems with Capital in the 21st Century"(로그인 필요할 수 있음)


Thomas Piketty, "Piketty response to FT data concerns"(로그인 필요할 수 있음)


Branko Milanovic, "My view on Piketty's critique by the FT"


Odran Bonnet, Pierre-Henri Bono, Guillaume Chapelle and Etienne Wasmer, "Does housing capital contribute to inequality? A comment on Thomas Piketty’s Capital in the 21st Century"


Jason Furman, “Global Lessons for Inclusive Growth”


3. 그 외 참고할만한 서평


John Cassidy, "Piketty's Inequality story in six charts"


Robert M. Solow, "Thomas Piketty Is Absolutely Right"


Paul Krugman, "Why We’re in a New Gilded Age"


Justin Fox, "Piketty's "Capital," in a Lot Less than 696 Pages"


Tyler Cowen, "Capital Punishment: Why a global tax on wealth won't end inequality"


Lawrence H. Summers, "The Inequality Puzzle"


[2014.6.20 업데이트] Branko Milanovic, "The Return of 'Patrimonial Capitalism': A Review of Thomas Piketty's 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 (유료, 기관 회원은 다운로드 가능, 공개된 초기 버전 다운로드는 여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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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읽지 않은 책을 우선 정리해보는 차원에서, 아래 내용은 언제든 바뀔 있음. 굳이 공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견해가 궁금해서. kindle 버전을 기준으로 해당되는 내용의 페이지를 적었지만, 인쇄된 책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음.)


자녀의 학벌은 할아버지의 부가 결정하고 부모의 도움 없이는 한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젊은 세대의 푸념이나, 그래도 박정희 시대가 좋았다는 나이든 세대의 한탄은 2014 현재 우리가 술자리에서 쉽게 나누는 이야기 거리이자 결론이다.


이는 불평등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일상적인 대화 주제가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특징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아직 번역본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 first century)' 대한 지대한 관심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읽었을 책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자, 어쩌면 지금까지의 많은 찬사와 더불어 점점 늘어가는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이유이자 내가 흥미로워 하는 점은, 현대 경제학과의 차별성을 선언하고 이를 매우 오래된 방식과 함께 엄청난 수고로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극찬했듯, 책은 경제 성장이라는 거시 문제와 소득 분배라는 미시 문제를 통합하고, 문제를 제시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과 광범위한 공간을 아우르는 자료를 사용하였으며,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을 넘어서 정치학, 사회학, 역사학, 문학까지 폭을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심지어 저자는 자신의 책이 경제학이자 역사학(p. 1) 되기를 원한다고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약간의 산수(!)만으로도 문제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 방법은 2007-8 금융위기 이후, 경제학이 수리 모델에 매몰되고 제도와 역사를 아우르는 경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 새로운 경제학은 어떠해야 하는 가에 대한 하나의 답이 수도 있다. 합리적 개인을 상정하고 그러한 대표적 행위자의 경제 행위(어쩌면 인간 행위 모두) 설명하는 방식의 연역적 접근이 현대 경제학의 주된 방식인데 반해, 피케티는 19세기 후반까지에만 지속되었던 역사학파의 귀납적 접근과 유사한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불평등이라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최대한 광범위한 역사 자료를 모으고, 이를 통해 사실과 유형을 확인하여 국가간 비교를 하고, 실제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찾을 있기를 희망하며, 이를 토대로 미래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질 있기를 바란다고 선언하고 있다.(p. 16)


피케티의 경제학에 대한 관점은 경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의 전환과 더불어, 무엇이 경제학의 연구 대상이 되어야할 것이냐의 문제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약이 존재할 인간이 어떤 합리적 선택을 하는가로 정의함으로써 모든 사회적 이슈에 대해 대응할 있도록 장을 넓힌 현대 경제학과 달리 전통적인 질문으로 회귀하고 있다. 인간 사회에서 부의 생산, 분배, 소비, 교환에 관환 문제가 경제학의 영역이며, 이에 대해 여전히 우리는 충분한 답을 하지 못해 왔고 자신은 이전에는 없었던 자료로 분배 문제를 다룰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pp. 15-16)


자료로 만들어 역사적 사실과 직관적인 경제 논리 체계로 만들어진 피케티의 주장은, 지금까지 읽은 정도에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있다.


주장 1. 자료를 , 지난 200여년간 자본/소득 비율(분석 시점까지 축적한 자본 총량(capital stock) 분석 시점에서의 연간 소득(income flow)) 소득 상위 10%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높은 수준에서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졌다.(pp. 24-25)


주장 2. 자본/소득 비율이 U 형태의 불평등을 보이는 이유는 'r > g', 자본수익률(r) 경제성장률(g)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임금소득(경제성장률과 연관되므로)보다 자본소득(자본수익률과 연관되므로) 높은 상황이 발생할 있다.(p. 26) , 저축률이 높을 수록 아니면 성장률이 낮을 수록 자본/소득 비율은 높아진다.(p. 55) 그러므로, 전체 소득에서 자본으로 인한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것이다. 다른 말로 자본 소유자의 소득 집중이 높아질 것이다.


주장 3. 그런데, 불평등에 대한 반응이 개개인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문제(p. 2)이고, "불평등  자체가 필연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며, 핵심이 되어야 질문은 어떻게 불평등이 정당화되며, 이유는 무엇인가를 정하는 문제(Inequality is not necessarily bad in itself: the key question is to decide whether it is justified, whether there are reasons for it., p. 18.)"이다


[이를 , 피케티는 'r > g'이기 때문에 자본 소득이 있는 사람과 노동 소득만을 가진 사람 간의 소득 격차가 커지는 자체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격차가 심리적으로 용인할 수준을 넘어섰는가 또는 격차의 이유가 납득할 만한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아닌가? 처음의 상속 재산 경제성장에 대한 통념과도 연결될 수 있겠다.]


주장 4. 'r > g' 상황에서는 다른 조건이 같다면 상속된 (=자본) 갖고 있는 사람이 임금 소득자보다 부를 축적할 밖에 없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의 근본이 되는 능력주의의 가치나 사회 정의의 원칙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부가 집중될 수도 있다.(p. 26)


주장 5. , 인구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불평등이 심화될 있다. 이민과 자연변화(출생률이 사망률보다 높은) 모두 포함해서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면, 상속된 부의 중요성은 떨어질 밖에 없다. 이민자의 경우 대부분 축적한 부를 갖지 못한 상태이므로 임금을 저축해야만 상속할 부를 형성할 있으므로, 상속할 부의 크기는 자연 증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매우 작다. 그리고 인구가 자연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 세대에서 1인당 상속 재산의 (1/n) 줄어들 밖에 없다. 인구증가율 감소는 반대의 상황을 만듦으로써 상속된 부의 중요성을 높일 것이다.


이보다 " 중요하고 모호한 메커니즘"이기는 하지만, 경제가 성장할 수록 모든 세대에서는 새로운 기능이 창조되고 새로운 기술이 필요해진다. 이러한 능력은 부분적으로만 세대 이전되므로 사회 이동성이 높아질 있다. 사회 이동성의 증가가 필연적인 소득 불평등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이론적으로는 부의 불평등 재생산과 확대를 제한할 것이고 따라서 장기에는 어느 정도까지 소득 불평등을 제한할 것이다. 하지만 인구증가율과 마찬가지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반대의 메커니즘 소득불평등의 심화가 일어날 것이다. (pp. 83-85) 


주장 6. 인구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은 앞으로 낮아질 것이다. 지난 300년의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은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경제 성장보다 인구 성장이 먼저 나타났지만, 이미 낮은 인구 성장 또는 인구 감소가 관찰되고 있다. 경제 성장도 시간과 지역의 차이가 있겠지만, 같은 경로(종형 곡선) 밟을 것이다.(pp. 99-101)


주장 7. 거시 경제적으로 자본소득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과 더불어, 미시적으로 상위 소득자로의 소득 집중이 나타나는 이유는 대기업 고위 관리자와 다른 노동자 간의 소득 격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고위 관리자가 많은 소득을 갖는 것은 이들이 다른 노동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숙련도와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개인적인 생산성과 무관하거나 상한선이 없게 자신의 보수를 정할 있는 힘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후자의 설명이 그럴듯 하고, 증거와도 일치한다. (p. 24) 


주장 8. 그런데, 1920년대-1960년대에 선진국에서 불평등이 감소했는가? 이유는 순수한 경제 메커니즘으로 환원될 없으며, 선진국의 불평등 감소는 전쟁의 결과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행한 정책의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1980 이후 불평등의 부활도 조세와 재정과 관련된 정책의 변화 때문이다.(p. 20)


주장 9. 종합해 , 앞으로의 저성장 체제에서 불평등은 심화될 것이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에 대한 전세계적인 누진세와 같은 공적 제도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p. 27)


피케티가 장황하게 서론에서 설명한 경제학 자체와 경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 그리고 자신의 학문적인 여정보다, 위의 주장 단계에서 떠오르는 많은 질문거리가 흥미롭다.


(이후는 앞으로 읽으면서 확인해 나가야할 큰 질문)


1. 지니계수를 사용하지 않았는지?(pp. 266-270)

2. 세부적인 자료 처리 방식. 그런데 과정의 오류는 장기시계열을 다루다보면 피할 없을 것이고, 그런 면에서 FT 비판은 제한적이지 않을까?

3. r > g 경험인가 아니면 수리 모형의 결과인가?

4. 균형이라면, k/y = s/g ? s, g 크기는 어떻게 결정될 것인가?

5. 역사적 패턴 이외에 저성장 체제를 예상하는 근거는?

6. 또한 얼만큼을 저성장으로 부를 것인가?

7. 궁극적으로 사회가 정당화하는 불평등의 정도는? 다른 ,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것의 의미는? 즉, 좋은 사회는 어떤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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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환경
맥북프로 13인치 2011 Early i5 2.3GHz
맥 오에스 텐 10.8.3 영문상위
iLife '11 맥북프로 구입시 설치되어 있었음
iWork '09 family pack 구입

1. 부팅 USB를 이용한 Mavericks 설치

1.1 App Store에서 Mavericks 업데이트 클릭, 다운로드 시작

1.2 다운로드를 기다리는 중, 8GB 이상 USB 메모리 준비

1.3 USB 포트에 메모리 삽입 후, 애플리케이션 폴더 -> 유틸리티 폴더 -> 디스크 유틸리티 실행

1.4 디스크 유틸리티에서 USB 선택 후, Mac OS 확장(저널링) 선택하여 포맷. 이때 드라이브 이름은 반드시 Untitled 여야 함

1.5 Mavericks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진행 창이 뜨는데 취소 시킴

1.6 포맷 및 다운로드가 끝났으면, 애플리케이션 폴더 -> 유틸리티 폴더 -> 터미널 실행

1.7 터미널 창에서 sudo /Applications/Install\ OS\ X\ Mavericks.app/Contents/Resources/createinstallmedia --volume /Volumes/Untitled --applicationpath /Applications/Install\ OS\ X\ Mavericks.app --nointeraction 를 복사하여 입력한 후 엔터

1.8 암호를 물어보면, 현재 로그인 중인 계정의 암호를 입력

1.9 20분 정도 기다리면, 다음의 순서로 알아서 진행됨

Erasing Disk: 0%... 10%... 20%... 100%...
Copying installer files to disk...
Copy complete.
Making disk bootable...
Copying boot files...
Copy complete.
Done.

1.10 USB를 꼽아 놓고, 맥을 껐다가 킴. 이 때 option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함

1.11 이후 언어 선택 화면이 나오고, 원하는 언어를 선택한 후 Mavericks 설치 선택

1.12 일단 파일 복사, 부팅, 설치 진행, 재부팅 순서로 진행되고, 대략 1시간 정도 소요

1.13 설치가 완료되고 나면, 애플 아이디와 비밀번호 확인 창이 나오는데, 사용 중인 계정의 애플 아이디 입력하면 끝


2. Maverick 설치가 끝난 후 App Store 를 실행하면, iWork, iLife 기타 등등의 업데이트가 자동으로 나타납니다. 

updated: 영문상위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보가 있음. 애플리케이션 폴더 -> 유틸리티 폴더 -> 시스템 환경설정 실행 -> 언어 및 지역 -> English를 선택하고 맨 위로 끌어올림(영문 상위로 변경) -> 재로그인. 한글 상위로 바꿀 때는 위 순서대로 진행하고, 언어만 한국어를 선택

맥월드9to5Mac에 따르면 iWork와 iLife 무료 설치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2.1 iLife '11, iWork '09를 앱 스토어에서 다운 받았다면, 앱스토어에서 무료 업그레이드 진행
2.2 iLife '11, iWork '09를 구입했지만, 앱 스토어에서 받은 것이 아니어도, 앱 스토어에서 무료 업그레이드 진행. 다만, 사용 중인 앱 스토어 계정과 이전에 구매한 프로그램의 일치 작업이 진행 중에 있으므로, 다소 시간이 걸릴 수는 있음
2.3 10월 1일 이후 맥을 구입하는 경우,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


1958년 1월 28일,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레고 브릭, 한 브릭의 볼록 솟아 있는 외부가 한 브릭의 내부 가운데 기둥으로 지지되며 결합하는 방식이 특허 출원되었다.


관련기사

http://gizmodo.com/5979430/lego-was-first-patented-55-years-ago-today

http://www.guardian.co.uk/theguardian/from-the-archive-blog/2013/jan/28/lego-history-archive


이를 기념하여, 55개의 퀴즈가 나왔다.


기즈모도에서는 상품도 내걸었다. 상품은 물론 레고! 

http://gizmodo.com/5980384/these-55-lego-riddles-will-push-your-brain-to-the-li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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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생일 축하해, 레고  (2) 2008.01.31

1. 2012년 3월 7일 애플 이벤트의 초대장에는 “우리는 당신이 정말 봐야만 하는 무엇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만져보세요.(We have something you really have to see. And touch.)”라고 적혀 있다. 
 

제품 발표 주기 상, 그리고 초대장 문구로 보아 아이패드 3 소개가 확실하다. 아이패드 3는 아이패드 1/2 구매자의 재구매와 신규 구매를 이끌어낼 만한 기능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애플은 복잡하게 팔지 않았다. 신형 아이패드의 중요한 기능은 두 세가지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핵심은 레티나 디스플레이, 애플 TV와의 연동이고, 어쩌면 저장공간 확장도 포함될 수 있다.


2. “you really have to see”


2048*1536 해상도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거의 확실하다. 


3. “And touch”
 

초대장의 “touch”라는 문구와 그림으로 보아 홈버튼이 사라지고, 베젤(화면 바깥 테두리)을 터치하는 기능이 들어갈 수도 있다. 애플은 이미 베젤을 터치하여 기기를 통제하는 특허를 갖고 있다. 하지만, techcrunch의 지적대로 사용자 경험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아이패드 2의 경우, 스크린을 제외한 입력 인터페이스는 전원, 볼륨, 회전 방지, 그리고 홈 버튼의 4 종류이다. 내 경험으로는 볼륨과 회전방지 정도가 베젤에 포함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파워와 홈버튼은 스크린 샷을 찍기 위해서라도 남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전원 버튼을 터치로 해결한다면, 오작동이 많이 생길 듯 하다.


그보다 새로운 애플 TV와 연동된 멀티 터치 콘트롤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해외 매장에 2세대 애플 TV의 재고가 떨어졌다는 소식이 있으며, 제품 번호도 정해졌다는 루머가 있다.


이번 이벤트에 one more thing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멀티 터치 콘트롤의 특허가 공개되었는데, 가장 큰 특징은 디스플레이의 멀티 터치를 인식하여 다른 기기로 전송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리모콘을 없애는 것은 분명히 차세대 TV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현재의 미러링 기능을 넘어서, 애플은 멀티 터치 콘트롤 전송 기술로 "아이패드+애플 TV"의 사용성을 높일 수 있고 애플 디바이스 의존을 높여 시장 장악이 가능해진다.


4. 가격과 용량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이미 정리했던 것처럼 아이팟의 경험에서 보듯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가격은 더 낮아져야 한다. 그리고 교과서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선언으로 볼 때 저가형 아이패드의 출시는 필수로 보인다. 저가형 아이패드는 현재 모델의 가격을 낮추거나, 크기를 줄인 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의 인상은 크기가 커진 아이폰이었고, 그래서 구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크기가 모든 것을 바꾸었다. 마치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가 24시간 네트워크를 쓸 수 있느냐 없느냐로 큰 차이를 보인 것처럼. 그러면 7인치 대의 아이패드가 의미가 있을까? 약간 큰 페이퍼백과 A4/리갈 노트를 보는 차이인데, 도서, 잡지, 동영상, 게임 등의 다양한 보기/읽기 콘텐츠를 생각하면 A4/리갈 사이즈가 더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북스(iBooks)에 도입된 전자교과서의 용량과 아이패드의 화면을 충분히 활용하는 일련의 게임, 책, 저널, 사진 앱 등의 용량이 커지는 것으로 볼 때 용량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싼 iPad 2의 가격은 499달러이다. 현재 킨들 파이어의 가격은 199달러이다. 킨들 파이어는 아이패드에 비해 기능이 제한적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299달러여도 아이패드의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 사양과 동일하게 보급기로 아이패드 2를 낮은 가격에 출시하고, 아이패드 3는 현재 아이패드 2의 최저가격 및 가격군을 유지하고 용량만 32G로 높이거나, 아니면 16G로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다음의 가격 정책을 예상해본다.


iPad 2 wifi 16G: 299달러

iPad 2 wifi 32G: 399달러

iPad 3 wifi 32G 또는 16G: 499달러


5. LTE?


전세계적으로 LTE 네트워크는 충분하지 않다. 차기 모델에 탑재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 iOS 5.1


iOS 5.1은 지난 1월 9일에 나온 베타 3 버전이 가장 최신이다. 아직 골드마스터(GM: gold master) 버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벤트까지 일주일 정도 남았고, 중국의 송장이 맞다면, 배송까지 넉넉히 고려해서 이주일 정도가 남았다. 조만간 iOS 5.1 GM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일주일 안에 GM이 나온다면 아이패드 3는 5.1을 바로 쓸 수 있다고 봐야한다.


7. 구매 가능 시기


미국 기준으로 3월 7일부터 바로 또는 일주일 안에 살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역시 미국 기준으로 아이패드 1은 1월 27일 소개되고, 3월 12일부터 예약주문을 받아 4월 3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패드 2는 2011년 3월 2일 소개되고, 3월 11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소개에서 판매까지 한 달이 채 안 걸렸다. 애플의 판매량이 부쩍 늘어나면서 제품 소개와 구매 시차가 조금씩 생기고 있지만, 아이팟의 경우 신 모델 소개가 끝나는 즉시 구매가 가능했다. 아이패드 3의 경우, 이미 2월 26일 중국의 폭스콘 공장에서 미국으로 제품 선적이 끝났고, 3월 9일에 미국 도착이라는 루머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아이패드 1의 한국 발매는 11월 29일로 매우 늦었지만, 아이패드 2는 4월 29일로 생각보다 시차가 짧았다. 애플의 철저한 생산량 관리로 볼 때, 이번에도 3월 말이나 4월에는 한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Techcrunch에서 그간의 루머를 정리하고, 찬반의견과 자신들의 평가 올렸다. 간단히 요약해 보았다.


1. 레티나 디스플레이


애플의 자연스러운 수순이고, 부품이 일부 노출되었으며, 초청장에서도 확인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다. 반대 의견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2. 정전형 테두리 (Capacitive bezel)


애플은 물리적 버튼을 없애는 일을 진지하게 진행해왔고, 특허를 출원한 있다. 초대장에서도 확인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초대장은 세로로 뉘어서 찍었을 있다. , 홈버튼은 iOS 기기의 아이콘이고, UI 혼란을 가져올 있다. 단순함과 사용성이라는 애플의 UX 전략을 생각해볼 , iPad 터치 스크린이라는 인터페이스에 집중할 것이다. 볼륨 버튼이 테두리에 포함될 수는 있을 것이다.


p.s. 초대장의 진실(?) 대해서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함께 Gizmodo에서 iPad 2와의 재미있는 사진 비교 올렸다.


3. 쿼드 코어 CPU


그래픽 성능 향상과 높아진 해상도를 처리하기 위해서 필요하고, 모든 사람들이 좋아한다. 하지만 애플은 기계 사양으로 경쟁하려 들지 않았다. , iPad 구매자는 코어 수에 집착하지 않고, 향상된 해상도는 GPU 개선으로도 처리 가능할 있다. 유출된 A5X 칩으로 , 개선의 폭은 작은 것으로 보인다. 내년이면 등장할 지도 모르겠지만, 올해는 아니다.


4. iPhone 4S 스타일 카메라


애플은 이미 카메라 모듈을 대량 구매했고, 새로운 스크린에 구형 카메라는 재앙일 것이다. 그런데, iPad 카메라로 쓰는 일은 솔직하게 말해 엽기이고, iPhone 4S 고성능 카메라로 마케팅하고 있다. 하지만, 고성능의 카메라 모듈을 달게 되면 많은 사람이 미디어 생산에 있어 애플 장비에 의존하게 것이다. 새로운 카메라 모듈이 장착될 가능성이 높다. 동일한 사양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플래시 기능과 나은 렌즈가 달릴 있다.


5. 두꺼워진 외양


새로운 스크린에는 상당한 크기의 백라이트가 필요하고, 새로운 백라이트와 칩에는 배터리 공간이 요구된다. 얇다는 특징은 다른 기기나 저가형 iPad 2 마케팅 포인트가 있다. 이미 부품도 유출되었다. 애플도 물리적 한계에서 자유로울 없다. , 경쟁에서 두께는 의미가 없어졌다. 유출된 부품의 두께는 0.95cm 였다. 1cm 이하라는 마케팅이 가능하다.


6. LTE

AT&T 버라이즌이 밀고 있고, iCloud 활용하려면 광대역 서비스가 필요하다. 문제는 네트워크에 있다. 천만대의 iPad AT&T 버라이즌의 네트워크에 접속하면 LTE 네트워크는 터져버릴 것이다. 비용과 네트워크 커버리지(미국 내와 해외 모두) 문제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iPad3 적어도 일년 정도 판매될 계획이라면,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시간이 지날 수록 소비자들이 LTE 지원을 찾을 있다는 점이다. 꼼수는 6월까지 wifi 전용 모델만 파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LTE 칩셋을 내장하고 판매하지만, AT&T 버라이즌이 이를 승인한 이후에만 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래저래 와일드 카드라고 봐야 한다.


7. iPad 미니

킨들 파이어가 대성공을 거두었고, 저가형 iPad 시장에 진입할 있으며, 1024*768 해상도를 유지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전통적으로 저가형 시장에 관심이 없었고, iPad 4:3 비율과 9.7인치는 완벽하다. 나아가 저사양 iPad 소비자에게 새로운 iPad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있다. 문제는 저가 iPad 2에도 적용 가능하다.


8. 마운틴 라이언의 기능

트위터와의 통합을 진척시키는 것은 환영할만하다. 마운틴 라이언의 일부 기능은 iOS 포함될 것이 확실하다. 클라우드, 동기화, iPhone 4S 일부 기능은 iPad 들어갈 있는데, 그것은 iOS 5.1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9. 30 커넥터 제거

썬더볼트와 무선 동기화 기능으로 케이블이 불필요해졌다. 케이블 포트가 차지하는 공간을 활용할 있으며, 외형을 얇게 만들려면 커넥터를 없애야 한다. 그러나 썬더볼트는 충분히 보급되지 않았으며, 클라우드와 무선 동기화는 전적으로 신뢰할 있는 정도가 못된다. 현재의 커넥터를 유지하고, 썬더볼트 지원 기능을 탑재할 수도 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썬더볼트의 놀라운 기능이 바래 보이도록 만든다. 미래의 방향이지만, 아직은 아니다.


10. 시리

놀라운 기능을 소파에서 사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wifi 데이터를 전송하면 되므로 데이터 사용 걱정도 없다. 애플이 시리를 업데이트할 지는 불확실하고, iOS 5.1 포함시키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 업데이트된 시리를 iOS 5.1 포함시키고 동시에 새로운 iPad 출시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가 있다.

1. 연구실에서 Mac Mini Mid 2005 PowerPC G4 모델을 네트워크 프린터 서버처럼 사용했다. 최근의 인텔 CPU가 아니어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최신 OS는 레오파드(10.5.8)이었다. 처음에는 후지제록스 P205b 프린터를 물려 연구실에서 사용 중인 Mac과 Windows 피씨에서 네트워크 인쇄를 해왔다. 하지만,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어 다른 연구실의 HP LJ 1020 프린터를 가져왔다.

2. 문제는 Mac OS X의 HP 1020 프린터 드라이버가 없는 데서 시작했다. 해결책은 두 가지인데, Apple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500메가 쯤 되는 HP 드라이버 업데이트를 다운 받거나, 아니면 HP 1022 드라이버를 구해서 설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Mac mini와 프린터가 직접 연결된 로컬 프린트는 가능하다. 또 다행스럽게도 네트워크로 연결된 Mac에서도 인쇄가 가능했다. 


3. 하지만, Windows 7은 네트워크 프린트가 되지 않았다.

4. 한 동안 이 문제로 씨름하다, 구글신의 덕분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원인은 Mac용 드라이버가 네트워크 프린트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리눅스 유저들이 만든 오픈 소스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된다. 아래 사이트에서 Mac OS X 에는 설치하지 말라고 나오지만, 설치해서 사용해도 문제없다.

해결책 : http://foo2zjs.rkkda.com/INSTALL.osx

좀 더 그림이 많아 보기 좋은 해결책(내용은 위 해결책과 같다.) : http://back2arie.wordpress.com/2011/01/27/using-hp-laserjet-1020-from-network-printer-on-mac-os/

5. 다음의 순서대로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된다.

가. Mac mini에 xcode 3.1.4 (레오파드 사용자의 경우, 이후 버전은 OS 차원에서 지원하지 않는다.) 와 Macports 를 설치한다. (xcode는 개발자에게 유료배포되었기 때문에, 개발자를 찾거나, 어둠의 경로를 잘 뒤져야 한다. macports는 http://www.macports.org/ 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나. 이 둘의 설치가 끝나면, 맥에서 애플리케이션 -> 유틸리티 폴더로 들어가 터미널을 실행한 후, 다음의 순서대로 명령어를 입력한다. (터미널 창에서 "$" 표시 이후를 입력하면 된다.)

$ chsh -s bash
$ exit

다. 터미널을 다시 실행한 후 다음의 명령어를 순서대로 입력한다.

$ export PATH=$PATH:/opt/local/bin
$ sudo port selfupdate
$ sudo port install coreutils
$ sudo port install gsed
$ sudo port install wget 
$ sudo port install ghostscript

설치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라. 위 설치가 끝나면, 본격적인 프린터 드라이버 설치 단계이다. 다음의 명령어를 순서대로 입력한다. foomatic filter를 설치하는 과정이다. 

$ wget http://www.linuxprinting.org/download/foomatic/foomatic-filters-4.0.5.tar.gz
$ tar zxvf foomatic-filters-4.0.5.tar.gz
$ cd foomatic-filters-4.0.5
$ CPPFLAGS="-I/opt/local/include" LDFLAGS="-L/opt/local/lib" ./configure --prefix=/usr
$ make
$ sudo make install

마. 다음의 명령어를 순서대로 입력한다. foo2zjs를 설치하는 과정이다. 

$ wget -O foo2zjs.tar.gz http://foo2zjs.rkkda.com/foo2zjs.tar.gz
$ tar zxf foo2zjs.tar.gz
$ cd foo2zjs
$ make 
$ ./getweb 1020
$ sudo make install 

바. 이제 네트워크로 연결된 mac os x 에서 시스템 환경설정을 실행한다. 프린터와 팩스를 선택하고 프린터를 추가한다. hp 1020 프린터를 선택하고, 드라이버는 HP Laserjet 1020 Foomatic/foo2zjs-z1(recommended)를 선택한다. 

사. 네트워크로 연결된 windows 7 에서는 bonjour 프린트 마법사를 설치하고, 여기서 프린터를 선택하면 된다.


2011년 10월 4일 애플의 미디어 이벤트는 크게 세 가지를 선보였다.

1. iOS 5 + iCloud + iTunes Match 서비스, 그리고 보너스로 Cards 앱

2. iPod Nano/Touch + 아이폰 4S

3. Siri

1의 핵심적인 내용은 이미 6월의 WWDC에서 선 보였기 때문에, 그다지 신선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은 것은 새로 발매될 아이폰이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그 무엇은 아니었다. 일단 아이폰 4와 동일한 외관의 제품이 출시되었다.

이미 어느 정도 언론에 흘려 나왔기 때문에 충격은 덜 했고, 그리고 어느 정도는 잡스가 프리젠테이션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Siri는 탁월한 능력에 비해서 평가 절하되는 분위기가 있다. 게다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한국에서야.

그리고, 오늘의 발표와 반응은 새롭지 않다. 오히려 낯이 익다.

가. iPod의 성공과 애플의 전략
 
이번 미디어 이벤트가 열리기 직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쥰(Zune) MP3 플레이어의 판매 중단을 발표했다. 그리고, 미디어 이벤트에서 애플은 아이팟의 누적 판매량이 3억대를 넘었다고 밝혔다. 아이팟은 기능에 따라 시장 가격을 세분화하며, 시장 규모도 키우고, 시장도 장악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2001년 가을 애플은 아이팟 (현재는 아이팟 클래식)을 최초로 출시한다. 5G/10G의 하드디스크를 채택했고, 맥하고만 통신이 되었다. 가격은 각각 399달러와 499달러였다. 윈도우즈와 통신이 되는 2세대 버전은 2002년 출시되었고, 용량은 커졌지만 가격은 유지했다. 아이팟 클래식은 3-400 달러의 가격표가 붙은 40기가 이상의 대용량 MP3 플레이어 제품군으로 자리 잡는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이팟 판매가 유의미한 정도로 증가하기 시작하는 것은 보다 저렴하고 휴대가 가능한 미니(이후 나노)가 출시된 2004년 이후에서다. 즉 중저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안착하면서 아이팟의 신화가 만들어진다.

출처: 위키피디아. (애플 분기별 사업보고서), 1분기는 연말을 포함하므로 판매량이 높다.

미니는 2004년 4기가 버전(249달러)이 출시되고, 나노는 후속 모델로 2005년 1, 2, 4기가 버전이 출시된다. 지금까지 1기가부터 8기가 버전까지 다양한 출시되었지만, 기본적으로 나노는 아이팟 클래식의 용량을 침범하지 않는 4-8-16기가를 유지하면서, 200-300달러의 가격이  최근에는 150-200달러 선으로 재조정되었다.

셔플은 2005년 처음 출시되었으며, 1기가 이하의 용량과 함께 가격은 100달러 이하로 책정되었다. 지금은 용량이 다소 늘기는 했지만, 나노의 용량과 겹치지 않으며 가격은 50달러 이하이다.

터치는 2007년 처음 출시되었으며, 8기가 버전이 299달러였다. 2011년 모델은 같은 용량의 엔트리 모델이 199달러 낮아졌다.

애플은 대용량의 고가 제품을 먼저 출시하고, 점차 성능(또는 용량)과 가격을 낮춘 제품을 출시하면서 다른 제품군과 겹치지 않는 전략을 사용하며 시장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해왔다.

그와 동시에 동일한 제품군의 경우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면서 용량을 늘려나가고 가격은 유지하는 한편, 구 버전의 가격은 낮추어 판매하면서 서로 시장을 침범하지 않도록 하는 전략도 같이 구사했다.

나. 아이폰 3GS, 4, 4S, 그리고 아이팟 터치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통신사 약정이 결합되어야 하지만, 아이폰 3GS(8G)는 무료, 아이폰 4(8G)는 99달러로 가격이 내려가고, 아이폰 4S(16G)는 이전과 동일한 199달러 책정되었다는 점이다. 즉, 아이팟에서의 전략과 마찬가지로, 아이폰 3GS의 가격장벽을 없애버리고, 아이폰 4의 가격은 낮추면서 시장의 크기 자체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아이팟의 경우 성능(용량)과 가격을 겹치지 않도록 시장을 세분화 한 것처럼, 아이폰의 경우에도 카메라, 자이로, CPU 성능 등을 서로 다르게 나누어 놓음으로써 성능과 가격에 따라 시장도 세분화하는 동시에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아이팟 터치를 보자. 아이팟 터치의 엔트리 모델은 199달러로 가격이 낮아졌다. 위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팟의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 이것은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 크기가 더 이상 커지지 않는 문제이다. 이에 대한 애플의 대답은 아이팟 터치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었다. 

아이팟 터치는 휴대전화용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없고, 위치정보를 활용하지 못할 뿐이지, iOS 5를 기반으로하는 기능 면에서 아이폰 제품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아이팟 터치의 가격할인은 아직 피쳐 폰을 사용할 수 밖에 없거나, 스마트폰의 통신요금을 감당할 수 없는 소득군에게 매력적인 제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iOS의 사용경험, 애플 제품의 사용 경험의 연장이 된다. 이들은 잠재적인 아이폰/아이패드 구매고객이 될 것이다.

프리젠테이션 초반에 애플이 전체 시장의 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나아가야할 것이 크다고 말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 자체를 키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폰 4S의 하드웨어 성능이 많이 떨어질까? 아이폰 3GS가 처음 나왔을 때도 외관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평이 대부분 좋지 않았지만, 기가막히게 빨라졌다는 그것 하나만으로 시장의 평가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3GS의 약정기간이 끝나는 사람에게 4S의 하드웨어 변화는 체감할 만한 수준이다. 또한 iPhone 4S는 하나의 모델로 GSM과 CDMA 통신사 모두에서 2G/3G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출시되었다. 마치 맥과 윈도우즈 모두에서 사용가능한 아이팟이 나왔던 것처럼.

현재의 문제는 하드웨어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2년전 모델인 3GS나 경쟁모델과 비교하여 눈에 띄는 장점이 보이지 않는 아이폰 4/4S가 성공할 수 있겠냐이다. 

이에 대한 애플의 해답은 소프트웨어, 즉 최신의 OS인 iOS 5가 3GS에서까지 구동되도록 한 점에서 찾아야 한다. 당장 통신사의 약정이 만료되는 아이폰 3GS 구매자들이 아이폰 4S에 불만족하여 차기 버전을 기다리겠다는 것도 최신 iOS를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경쟁제품과 하드웨어 상의 차이가 크지 않더라도, 적어도 2년 이상은 최신의 OS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된다. 

현재, 안드로이드 진영은 새로은 사양과 새로운 OS를 이야기할 뿐이다. 버전에 관계없이 시장에 판매 중인 모든 사양의 스마트폰에 대해 동일한 소프트웨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아이폰이 유일하다. 

그리고 iCloud 서비스를 결합시켰다. 우리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이 저장 용량인 것처럼 말한다. 마치 스마트폰의 핵심을 하드웨어 사양만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그것은 웹하드로 이미 충분하다. 아마존이 서비스하는 dropbox를 생각해보자. dropbox는 저장공간인 동시에 작업공간이다. dropbox 자체 애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타사의 전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문서 작업이 가능하고, 파일 싱크를 해서 문서를 읽을 수 있다. iCloud는 그 서비스를 OS에 결합시키겠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전략이 안 먹힌다면? 아마, 11월 쯤에 아이폰 3GS나 아이폰 4의 가격 하락이 있거나, 저장공간 증가 등이 있을 것이다. 

다. Siri

주목할 만한 기술적 성취는 Siri였다. 베타 버전이라 과연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가질지는 실제 나와 봐야 알겠지만, 애플의 모토가 "잘 굴러간다(It works)"인 것처럼, "본부! 본부!" 수준의 음성 인식 기능 수준을 선보이지 않았다. 

Siri의 가능성을 잘 보여준 것은 다음의 대화(!)였다. "오늘 우비가 필요할까(Do I need a raincoat today)?" "물론, 비가 올 것 같은데(It sure looks like rain today)." 

이런 기능이 당장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은 Smart TV라고 본다. TV를 보다 말고 화면으로 달려나가 터치를 한다든지, TV 화면이 하나 더 있거나 아니면 다 누르기도 힘들 버튼의 리모콘을 누를 필요 없이, 음성으로 간단한 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나영이 나오는 드라마가 몇 시에 하지?" "예약 해놔." "이나영의 다른 출연작이 뭐가 있어?" "아는 여자하고 네멋대로 해라 구매해놔." "재생은 이번 주 일요일 두시 부터." "이나영이 지금 입고 있는 옷이 뭐지?" "살래."

우리는 HAL의 고조할아버지를 보고 있는지 모른다. 만약 잡스가 있었다면 수 많은 awesome, fancinating으로 이루어진 현실 왜곡장으로 마치 HAL을 직접 보고 있는 것으로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라면 2007년 구글 맵을 켜고 스타벅스에 커피를 주문할 때 만큼의 쇼를 보여주었을 수도 있다. 아쉽기는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p.s. 삼성의 특허 소송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데, 다음 주 네덜란드 판결을 봐야 확실해지겠지만, 표준 특허를 들고 판매 금지까지 요청한 것은 강박 문제(hold-up problem)로 비판받을 수 있고, 이는 반독점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애플은 변론 과정에서 이를 지적한 바 있다. 한국 인터넷의 여론은 특허이므로 특허권자의 독점적 이윤 수취에 초점을 맞추는데, 표준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면, 특허권의 남용이 될 수도 있다. 즉, 삼성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0. 여행지

여행2011. 8. 18. 18:54
2016년 8월: 그리스 아테네, 케팔로니아, 자킨토스, 이탈리아 로마

2015년 5월: 미국 북마리아나제도자치령, 사이판

2014년 12월-2015년 1월: 필리핀 모알보알

2013년 8월: 태국 방콕, 꼬 팡안

2012년 8월: 일본 오사카

2012년 4월: 마카오

2011년 8월: 타이완 지아오시/타이페이

2011년 5월: 터키 셀축, 파묵칼레, 카파도키아, 이스탄불

2011년 1월: 캄보디아 씨엠립(앙꼬르 왓)/똔레쌉 호수

2010년 7월: 독일 예나/라이프치히

2010년 1월: 네팔 카트만두/안나푸르나/포카라

2009년 12월: 홍콩

2009년 8월: 베트남 호치민/무이네

2009년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풀다/아이제나흐/에어푸르트/바이마르/예나

2008년 7월: 캐나다 토론토/오타와/몬트리올

2007년 7월: 오스트리아 빈/그라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보힌, 크로아티아 스플릿/흐바섬/두브로브닉

2007년 1월: 호주 골드코스트/케언즈

2006년 8월: 일본 교토

2005년 6월~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센쩬드레, 폴란드 크라코프, 체코 프라하/체스키 크룸로프/쿠트나 호라, 프랑스 파리

2004년 6월~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필라델피아/뉴욕

2004년 3월: 싱가폴

2004년 1월: 일본 도쿄

2003년 9월: 타이완 타이페이/타이루거/르웨탄

2003년 7월: 홍콩, 마카오

2003년 7월: 일본 오사카/나라/교토/고베

2000년 1월~2월: 홍콩, 영국 런던/에딘버러/인버네스/스카이섬/스털링/리버풀, 스페인 마드리드/톨레도/세비야/코르도바/그라나다/바르셀로나, 이탈리아 제노아/밀라노/피렌체/로마/베네치아, 프랑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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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수의 애플 아이디를 사용하는 경우, 보통 여러 나라의 애플 스토어마다 아이디를 갖고 있는 경우인데, 각 아이디별로 정보를 확인하고 싶다면, 다음 주소를 사용하면 된다.

https://appleid.apple.com/cgi-bin/WebObjects/MyAppleId.woa/

2. 애플 제품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다음 주소를 이용하면 된다.

3. 등록된 애플 제품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음 주소를 이용하면 된다.

아이폰을 분실하는 경우 이를 되찾는 것은 거의 습득자의 양심에 달려있다. 2011년 현재까지는 국내에서는 imei를 등록해야지만 전화기를 네트워크에 등록할 수 있으므로, 분실신고가 된 아이폰의 경우, 국내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최근에 나오는 아이폰은 국가제한이 풀려있어, 분실 아이폰의 해외 수출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것은 find my iphone 서비스 정도이다.

find my iphone은 이름 그대로 아이폰 분실시,  

1. 아이폰의 실제 위치를 지도에 표시

2. 원격 아이폰 잠금

3. 원격 아이폰 포맷

4. 아이폰에 문자 및 경고음 보내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0년 11월 이후 미국에서 신형 iOS 기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한국에서도 일부, 즉 서비스 2, 3, 4의 이용이 가능하다. 한국에서의 사용 역시 무료이다. 

(서비스 1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SK USIM 사용 등의 방법이 있고, 이는 구글 신께서 알려주신다.)

단, 다음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가. 기기: iPhone 4, iPad 1, iPod Touch 4세대 이후 iOS 기기
나. OS: iOS 4.2 이후 버전
다. 어플: find my iphone 설치 (미국 계정 필요, 국내 앱스토어에서는 검색 안 됨.)

설치 절차는 다음과 같다.

0. 미국 계정을 만드는 법, 역시 구글 신께서 알려주신다. 2011년 현재 가능한 방법은, Facebook에서 Free on iTunes 검색 후, 받게 되는 redeem 코드를 이용하여 가입하는 것이다.
 
1. 위에 언급한 iOS 기기에 find my iphone 어플 설치
 
2. 설정(Settings) 어플 실행
 
3. Mail, 연락처, 달력 (Mail, Contacts, Calendars) 선택
 
4. 새 계정 추가(Add Account) 선택
 
5. 여러 가지 중 Mobile Me 선택
 
6. 애플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하는데, 미국 iTunes Store 에서 사용 중인 ID와 비밀번호를 입력
 
7. Agree를 눌러서 계속 진행시키면 됨
 
8. find my iphone 위치정보 사용을 허락

9. iPhone 3GS 등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앞에서 말한 기기에서 1-8까지의 절차를 따라 계정을 활성화한 후, 자신의 iPhone 3GS에서 1-8의 절차를 반복해주면 된다. 다른 사람의 기기를 빌려서도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해당 기기에서는 2개의 계정만 활성화 시킬 수 있다.

5. 가고 싶은 곳

여행2011. 6. 2. 11:08

아시아



일본

교토(2003.7, 2006.8)

북해도

 

중국

상해

계림

구채구

 

캄보디아(2011.01)

앙코르와트(Ankor Wat)

 

티벳

라사(Lhasa)

 

인도

타지마할

바라나시(Varanasi)

 

말레이시아

타만네가라(Taman Negara)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Samarkand)


 

중동



요르단

페트라(Petra)

터키(2011.05)

 

에페소(Effeso)

          파묵칼레(Pamukkale)

이스탄불(Istanbul)
          

 

유럽



그리스

산토리니(Santorini)

크레타(Crete)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홍등가(Amsterdam)


프랑스

지베르니(Giverny)

르와르 계곡(Loire Valley)


스코틀랜드

Eilean Donan Castle


잉글랜드

호수지역(Lake District)


포르투갈

포르토(Porto)


스페인

그라나다(Granada)(2000.2)


러시아

St.Petersburg


폴란드

크라코프(Krakow)(2005.7)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Dubrovnik)(2007.7)


노르웨이

피요르드

베르겐(Bergen)


독일

           브레멘(Bremen)

           뤼벡(Lubeck)

           함부르크(Hamburg)

           라이프찌히(Leipzig)

           드레스덴(Dresden)

           마인쯔-코블렌쯔-트리에(Mainz-Koblenz-Trier)


체코

           프라하(2005.7)

           체스키 크룸로프(2005.7)

 

벨기에

           겐트(Ghent)

           브뤼주(Brugge)

           앤트워프(Antwerp)

 

아프리카



나미비아

소수스 플라이(Sossusvlei)

Skeleton Coast

 

탄자니아

응고롱고로(Ngorongro)

잔지바르(Zanzibar)

세렌게티(Serengeti National Park)

 

남아프리카공화국

uKahlamba-Drakensberg

Kruger National Park


모로코

페즈(Fez)


아메리카



페루

마추픽추(Machu Picchu)

 

볼리비아-페루

티티카카호(Titicaca)

 

멕시코

치첸이차(Chichen Itza)

 

브라질-아르헨티나

이구아수 폭포(Iguassu)

 

쿠바

아바나(Havana)

 

칠레

Torres del Paine

 

태평양



호주

Great Barrier Reef(2007.01)

울룰루(Uluru (Ayer's Rock area)),

타즈매니아(Tasmania)

 

제도(Cook Islands)

아이투타키 섬(Aitutaki)

 

뉴질랜드

남섬

Bay of Islands



수정정보

2005년 6월 10일, 터키 이스탄불/파묵칼레 추가: 왜 빠뜨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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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가 바뀌었다. 아이폰, 아이폰 어플 사용기를 올리고, 아이폰 OS 4.0 개발자 공개 이벤트를 올리려고 했는데, 최신 OS 소개 먼저 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http://live.gizmodo.com/를 통해 중계를 보았다. 빠르고 정확하고, 깔끔하게 현장 중계를 한다. 항상 무슨 장비를 쓸까 궁금하다.

4월 8일 10시(미국 서부 시각, 우리 시각 4월 9일 오전 2시)에 주요 내용이 소개된 아이폰 4.0은 다음 특징을 갖고 있다.

1. 제한적인 멀티태스킹.

멀티태스킹은 홈버튼을 클릭, 더블클릭하여 화면 아래쪽에 실행중인 어플리케이션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배터리 소모 문제로 인해 다음의 7가지 기능에 대해서만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다.

1.1 백그라운드 오디오. 백그라운드에서 판도라를 시연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선택하면 곡을 수학적으로 분석하여,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계속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들려주는 서비스였는데, 미국 주소에서만 청취 가능해지면서 무척 아쉬었다. 이제 아이팟 외의 어플을 통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1.2 VOIP. 스카이프로 통화하면서 open table 어플을 실행하여 식당을 찾는 과정을 시연했다.

1.3. 백그라운드 위치 정보. GPS는 배터리 소모가 많으니 주로 기지국 정보를 활용하다. 정확한 위치보다 방향을 설정하는 데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화면 상단 왼쪽에 나침반 모양이 나오는 형태다.

1.4 현재에도 지원하고 있는 푸쉬 알림서비스.

1.5. 자체 내 알림 서비스. TV 가이드 애플리케이션에서 프로그램 시작 시간을 알려주는 것을 예로 들었다.

1.6 작업 완료 서비스. Flickr로 파일 업로드를 하는 경우, 다른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더라도 백그라운드에서 파일 업로드를 계속할 수 있다.

1.7 빠른 어플리케이션 전환

배터리 소모가 적지 않을텐데, 6월에 출시 가능성이 점쳐지는 신 모델의 배터리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백그라운드에서 작동하는 기능은 7개로 제한되었지만, 이 정도면 일반 사용자에게는 충분할 듯 싶다. 애플답다. 

예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인류학자를 고용해서 국가별 PC 활용 정도를 카메라로 촬영해서 개발에 반영한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는데, 애플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필요한 기능만 골라내고 훌륭한 인터페이스를 만들낼까? 흔히 하는 이야기처럼 스티브 잡스와 조나단 아이브스만 만족시키면 되나?

2. 폴더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해서 중첩시키면, 자동으로 폴더를 생성하고, 어플리케이션의 카테고리를 보고 자동으로 폴더 이름을 만든다. 

폴더는 어플 아이콘처럼 작동하여, 독에 내려놓아도 된다. 최대 180개의 어플을 폴더에 넣을 수 있어서, 모두 2160개의 어플을 관리할 수 있다.

3. 메일 어플 강화

드디어, 메일 계정별로 편지함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계정 모두를 하나의 편지함에서 볼 수 있다. 

주고 받은 메일은 글타래처럼 된다. 마치 Mac OS의 메일에서처럼. 

아이패드에서 처럼 서드파티 어플로 첨부파일을 열 수도 있다.

4. iBooks 지원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아이북스 사용가능하고, 어느 한 디바이스에서 구매하더라도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읽을 수 있다.

무선으로 책갈피, 현재 읽고 있는 페이지 공유된다. 위니 더 푸 동화책 무료 제공이다. 아이패드의 아이북스에서도 위니 더 푸 제공있었던 거 같은데.

지원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국 하는구나. 어차피 콘텐츠를 파는 데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니, 콘텐츠 소비 디바이스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니까.

5, 기업 서비스 지원

향상된 보안 서비스, 모바일 디바이스 관리, 어플리케이션 무선 배포, 다수의 Exchange 계정/Exchange 서버 2010 지원, 암호화된 VPN (SSL VPN) 지원.

애플이 기업 시장에도 군침을 흘리는 형국인데, 가정에서 직장까지 애플의 제국에 한발을 내딛은 느낌이다. 아이폰 대단하다 정말.

6. 게임 센터

소셜 게이밍 네트워크, 친구 초대, 대전 기능, 순위 게시판, 성과 확인(achievements) 기능. 화면 크기 등의 문제로 PS3와 같은 가정용 콘솔 게임기 시장과는 다르지만, 모바일 게임기 시장을 상당부분 장악해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7. iAD

검색 광고가 아니라, 어플리케이션에 직접 광고가 들어가게 한다. 

iAD는 OS에 내장되어 있고, 애플이 직접 광고를 판매하고 송출한다. 수익의 60%는 개발자에게 돌아간다. 

예를 들어, 오락 어플리케이션에 "토이 스토리 3" 배너가 뜬다. (잡스는 이미 보았는데 재미있다는 군요. ㅋ) 배너를 클릭하면, 토이스토리의 등장 인물 소개, 동영상, 게임 등 영화 홍보 홈페이지에서 보는 내용이 뜬다. 왼쪽 상단의 x 마크를 누르면 어플리케이션으로 돌아간다.

광고라기보다 홍보용 어플을 보는 느낌이다.

8. 아이폰 OS 4.0은 여름부터 배포될 예정이고, 아이폰 3GS, 3세대 터치에 설치 가능하다. 아이패드 지원은 가을이 될 것이다. 아이폰 3G와 2세대 터치는 많은 내용을 구현할 수 있지만, 멀티태스킹은 불가능하다. 1세대 아이폰과 아이폰 터치는 언급되지 않았다. Q&A 세션의 답변으로 보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자용 SDK는 다운로드 가능하다.

9. 발표 내용과 Q&A 세션으로 볼 때, 자바나 플래시에 대한 애플의 입장은 변화하지 않았다. 연장선상에서 iAD의 콘텐츠는 html5로 제작된다. 

10. Q&A세션에서 실행 중인 어플리케이션을 닫는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사용자가 이를 신경쓰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강조. 사용자들이 작업관리자 같은 것을 고민할 필요는 절대 절대 없다고.

애플답다. 맥 OS 상에서는 수십 개의 어플을 띄워 놓아도 별일이 없기는 했는데. 윈도우즈 쓰던 시절 수시로 ctrl+alt+del 눌러서 프로그램 죽이던 것에 비해, 맥 OS의 강제종료 단축키가 가물가물 거리는 현실이 떠오르긴 하지만, 아이폰에서도 가능할까? 물론, 멀티태스킹이 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7개의 기능 뿐이니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겠다.

11. 게임센터와 iAD는 유일하고 배타적인 솔루션이 아니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게임센터는 PS3나 엑스박스에도 있는 거 같은데, 어떤 효과를 내는 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 하는 We Rule에도 그런 기능이 있는 것 같고.

iAD로 애플은 새로운 영역, 디지털 광고 시장에 뛰어 들었다. 원래 admob을 인수할 계획이었는데, 구글이 채가서 기분나쁜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우선은 광고 수익 채널을 열어둠으로써 무료 어플리케이션을 더 늘릴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지 않았나 싶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전세계 1억대의 디바이스에 광고를 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될 것이고. 하지만, 웹 광고와 어떤 차별성을 띄게 될지 잘 모르겠다.

지금과 같이 단순히 어플리케이션에 내장된 광고 배너로서 활용되는 것보다, iBooks를 통해 서비스 될 콘텐츠와 연계된 광고에서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잡지와 신문 등에 집중되어 있는 현재 iBooks의 콘텐츠 구성을 보면 더욱 그런 추측이 든다. 어플 안의 어플로서 광고인지 모르는 광고가 되는 형태, 시연한 토이 스토리 3는 사실 영화 잡지의 영화 소개 단신과 다를 바 없었으니까.

이를테면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한창 읽고 있는데, 사파리 여행 상품 광고가 자연스레 연결된다든지 하는 식으로.

12. 그 외 사진 라이브러리, 칼렌더 접근 등 다양한 개발자용 API가 추가되었고, 플레이리스트 작성, 디지털 줌, 홈스크린 월페이퍼, 블루투스 키보드 등 사용자용 기능도 추가되었다. 

persistent wifi라는 게 생겼는데,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웹 기반으로 ID/Password를 이용해 접속하는 Wifi 망에서 접속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기능이면 좋겠다. 

Sync IMAP 노트라니, 클라우딩 서비스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칼렌더에 접근할 수 있다니, 음력 달력을 연동시킬 수 있는 어플이 나오겠다. 

플레이리스트 작성 기능은 소소하지만 환영할만하고. 

사진에 장소 기능이 추가되었다. iPhoto에서처럼 사진에 기록된 GPS 위치 정보를 구글 맵과 연동시키면, 촬영장소 별로 사진이 분류될 것이다.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

마지막으로 블루투스 키보드가 된다니, 이 참에 키보드를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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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대단한 날이지 않았어?

역사에 길이 남을 거야.


긴 악몽이 끝나고, 드디어 희망이 생겼어. 

그리고 있잖아, 나 자신 보다 더 큰 의미있는 것을 찾은 것 같아.


그 생각만 하면 좋아 눈물이 날 지경이야.

응, 오바마 취임은 대단했지.


음... 그게 아니라, 나 맥으로 바꿨어.


<출처: Joy of Tech 2009년 1월 21일>


나는, 2005년 5월 맥으로 바꾸었다(스위칭). 그러니 다음달이면, 맥북을 사용한지 만 5년이 된다. 코어 듀오 칩이 달린 일세대 모델이지만 아직까지 큰 불만은 없다. 하드가 부족하기는 한데, 이리저리 돌려쓰면 되기는 하고, 또 이제 와서 하드를 늘리기도 뭐하다. 사실 7기가나 되는 공간을 윈도우즈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안들기도 하여, 오기로 버티는 것도 있다.


앞으로의 글타래는 지난 5년 간의 경험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내가 컴퓨터를 써온 내력을 밝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친구들 집에서 삼국지를 하기 위해 컴퓨터를 만져본 것을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나만의 컴퓨터를 가진 것은 96년이었다. 또래에 비해 아주 늦은 것은 아니지만, 빠른 것은 결코 아니었다. 


96년은 윈도우즈 95가 등장하여, 도스에서 윈도우즈로 전환되는 과도기였다. 96년 말까지 윈도우즈 95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스를 1년 정도 사용했다. 즉, 메모리 관리를 위해 config.sys나 autoexec.bat 파일을 손 본 경험이 있으며, M을 띄웠고, NDD를 돌려보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아래아 한글 중 도스 버전 한글 3.0b에 대한 만족도가 제일 높다. 어둠의 경로로 구한 동급생을 하기 위해 V-dos용 부팅 디스켓을 따로 갖고 있기도 했다. 그러니 간단한 명령어는 아는 초급 사용자쯤 되겠다.


그리고 한동안 도스와 윈도우즈 3.1로 버텼다. 사실 그때부터 맥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같은 과의 컴퓨터 동아리 선배가 열혈 맥 유저였기 때문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맥은 미려했다. 그래서 한 동안 바탕화면의 아이콘을 맥에서 가져다 썼다.


그러다 설치를 95번 해야 한다고 해서 이름이 그렇다는 윈도우즈 95를 깔게 되었다. 왜 윈도우즈 3.1에서 윈도우즈 95로 옮겨 갔는 지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당시 친구들이 게임 때문에 그러냐고 그랬던 기억은 난다. 아니면, 3.1에서 시시때때로 뻗어버리는 아래아 한글이 야속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뒤로 윈도우즈와는 설치와 포맷의 역사였다. 윈도우즈 95 이후 윈도우즈 98, 윈도우즈 미, 윈도우즈 2000, 윈도우즈 XP 까지 하룻밤 동안 최대 7번 설치해본 경험을 포함해 모두 50번 이상 설치해봤다. 당연히 그 만큼의 포맷과 시스템 재설치, 당연히 윈도우즈를 다시 까는 것은 OS를 다시 까는 것만 의미하지 않으니, 아래아 한글을 비롯하여 필수 프로그램을 다시 설치해야만 했다.


2001년 최초의 노트북으로 LG-IBM의 로고가 새겨진 X-20을 장만했다. 여기에 윈도우즈 미가 깔려 있었다. 이 녀석은 고질적으로 블루 스크린이 빈번하게 떳고, 시스템이 자주 엉켰다. 윈도우즈 2000으로 전환한 것은 2002년 초 쯤으로 기억한다. 이후 윈도우즈 XP가 나왔지만, 노트북에 설치하기에는 무거웠다. 대신 연구실 데스크탑에 윈도우즈 XP를 설치했다. 


2005년 액정과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서 X-20이 수명을 다했다. 당시 나는 논문을 준비 중이어서, 물경 20여만원을 들여 하드디스크를 복원했다. 액정 수명이 다 되어 노란색이던가, 특정색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해 화면이 제 색깔이 아니었지만, 텍스트를 작성하는 데는 큰 무리는 없었다. 노트북을 바꿀 시점이기는 했지만, 논문을 쓴 뒤에 새 것을 살 생각이었다.


그 때, 맥북이 나왔다. 인텔 칩을 단 최초의 보급형 애플 노트북이었다. 가격도 적당했다. 학생할인을 받으면 100만원 이하였고, 그 가격에 그만한 성능의 노트북이 없었다. 약간 무거운 것이 흠이었는데, X-20(배터리, 어댑터 포함 1.5kg 정도)을 써본 경험으로 1kg과 1.5kg의 차이는 크지만 1.5kg과 2kg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을 소유함과 동시에 부트캠프(당시에는 베타버전)를 사용하면 윈도우즈도 설치 가능하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장점 말고도, 오매불망하던 맥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감동 또한 중요했다.


결국 나는 맥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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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 아이패드

애플2010. 4. 3. 02:37
드디어 아이패드가 대중에게 모습을 보인다. 일단은 미국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아이폰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에도 출시될 것이다. 

미리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었던 미국의 유명 테크 컬럼니스트들이 리뷰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하나같이 지적하고 있는 점은 1월의 제품 소개 그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욱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애플 제품을 좋아하지만, 모든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외려 호불호가 분명했다. 애플 티비, 맥미니, 맥프로, 아이팟 터치, 에어포트는 사고 싶지 않지만, 맥북이나 맥북프로, 아이폰, 마우스는 사고 싶다. 그렇지만 아이패드는?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뉴욕 타임즈의 데이빗 포그는 내가 고민하는 바를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아이패드는 노트북과 아이폰의 사이에 있는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트북과 아이폰의 대체품으로 생각한다면, 아이패드를 선뜻 사기는 힘들다.  

아이폰은 항상 갖고 다닌다.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음악, 영화, 웹)를 위한 기기이다. 노트북은 항상 갖고 다니기는 조금 버겁지만,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좋다. 

아이패드는 소비를 위해서는 좋지만, 작업을 위해서는 부족하다. 그리고 아이폰처럼 항상 갖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아이패드에 페이지스, 키노트, 넘버스가 구동되니, 워드프로세싱, 프리젠테이션, 스프레드시트 작업이 가능하다는 하다. 하지만, 노트북만큼 쓰기 편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는 LaTex 사용이 익숙해졌다. 북스토어는 덤이고.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도 없는 한국에서는 언감생심이다.

그래도 아이패드는 훌륭한 기기이다. 아이패드의 동영상 가이드를 보자. 그리고 지난 1월 스티브 잡스의 시연 동영상을 보자. 공통점이 있지 않나? 

모두 소파에 앉아 다리를 뻗고 사용을 한다. 부지불식 간에 아이패드를 쓰는 환경을 강조하는 셈이다. 모래 폭풍이 부는 언덕위에서 사용하는 터프북도 아니고, 서류봉투에서 꺼내 쓰는 맥북 에어도 아니다. 소파에 앉아 쓰는 아이패드다. 

우리가 가정에서 컴퓨터로 하는 일은 음악 듣기, 동영상 보기, 웹서핑, 문서 읽기, 이메일 확인하기가 대부분이고, 필요하면 워드프로세싱, 약간 상급의 사용자라면 스프레드시트로 가계부 쓰거나, 잔무처리로 스프레드시트나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는 정도를 넘지 않는다. 아, 사진관리도 포함된다. 

아이패드는 이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 물론 아이패드에서 SAS나 파이널 컷 프로가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소파에 앉아 그런 일을 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아니, 전세계 인구 중 SAS를 만지는 사람과 유투브를 보는 사람 중 누가 더 많을까?

아이패드가 구현하는 기능은 대부분의 가정용 컴퓨터 사용자를 만족시킨다. 이코노미스트지의 블로거가 분석한 대로 아이패드의 가격은 추가적인 가정용 컴퓨터를 구매하려는 1세계와 첫 가정용 컴퓨터를 구매하려는 개발도상국을 모두 만족시킨다. 


게다가 사용하기도 편하다. 윈도우즈나 맥 OS는 copy/move 명령어를 외울 필요를 없앴다. 아이패드(아이폰)는 폴더와 파일을 이해할 필요를 없애버렸다. 부팅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화면 아래의 버튼, 이 것 이외에는 눌러 볼 것도 없는 단 하나의 버튼을 누르면 첫 화면이 떠 있다. 전원을 켜고 끈다는 개념도 없다. 투버튼의 마우스가 익숙한 사람에게는 불편하기 그지 없지만, 여전히 왼쪽과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구별하지 못하는 우리 어머니에게는 축복과 같은 애플의 원버튼 마우스와 같다. 누르면 작동하리라. 

여전히 mp3가 무엇인지 물어보시는 아버지도 아이팟에서 재생되는 음악은 쉽게 들으신다. 아이폰(아이팟 터치)은 음악을 컴퓨터에서 플레이어로 음악 파일을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앴다. 그대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니까. 아이패드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컴퓨터의 가전제품화. 애플이 추구해온 그 이상의 정점에 아이패드가 있다. 

물론 이러한 기능은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에서도 구현되었다. 이런 면에서 아이패드는 화면만 커진 아이폰이다. 

하지만 현재 나온 리뷰를 보면 큰 화면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 듯하다. 마치 아이폰이 아이팟 터치와 동일하지만, 전화 네트워크를 통해 24시간 네트에 연결함으로써 차원이 다른 감동을 준 것처럼. 

그런데, 나는 우리 부모님과 다르다. 마우스의 두버튼을 모두 쓸 줄 알고, 때로는 통계패키지와 토렌트도 써야하고, 컴파일링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일들은 아이패드로 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집에서 노트북을 켜 놓고 하는 일의 대부분은 아이패드로 할 수 있다. 그러고보니, 이 포스팅의 초안도 아이폰으로 썼다. 그러니, 결국 아이패드를 사 봄직 하다는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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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주문완료

애플2009. 11. 22. 23:03

일요일이라 별일 없겠지 했는데, 뒷통수 맞았다. 여신님께서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뒷북칠뻔 했다. 

12시부터 시작했는데, 3시에 들어갔으면 이것도 뒷북이려나?

사용하는 아이디가 죄다 사용불가, 패러럴즈 띄워 쓰다 보니 해상도 차이로 확인 버튼이 안나와서 이중 결제, 쇼에 쇼를 거듭하다 30분만에 간신히 결재 성공.

드디어 9년만에 전화기와 통신사를 바꾼다. 전화기는 미련있지만, 통신사는 미련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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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 Goodbye SKY and SK

기타2009. 11. 18. 23:49

다음달 폰으로 말이 많던 아이폰이 나오기는 나올 모양이다. 


지인통신, 이동통신사의 설레발들, 그리고 일부 인터넷 기사들에 하도 데여서, 공식 발표를 해봐야 나오는 걸로 확신하겠지만, 주요 일간지에서도 언급을 하는 걸 보면 나오는 것이 맞나 본다.


덕분에 그간 써오던 핸드폰도 바꿀 이유가 생겼다.


모델: SKY IM 2000


012


2000년 9월인가 10월에 개통했으니까. 만 9년 꽉채워서 사용했다. 


MP3 재생도 되고 DMB도 볼 수 있는 사진도 찍는 요즘 전화기에 비하면, 분명 구닥다리다.


하지만, 9년전에는 첨단을 달리는 폰이었다.


4화음 재생이 가능해서, 광고도 음악같이 나오는 벨소리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 


적외선 포트(IrDA)가 있어서, 적외선 포트가 있는 기기끼리 무선 통신이 가능했다. 실제로 Psion Mako라는 PDA에 달린 적외선 포트와 연동시키면 영화 '미션 임파서블 1'의 장면에서처럼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메일을 다운 받아 볼 수 있었다. 평상시에는 스카이폰 가진 사람들끼리 다운받은 벨소리 주고 받는데 더 많이 사용했고.


또 자동응답기가 내장되어 있어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음성녹음이 가능했다. 통신사의 음성사서함이 아니라, 전화기에 음성 메세지가 저장되는 형태여서 음성사서함으로 전화를 걸 필요가 없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었다.


신기한 기능은 발신번호 인식 기능이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사용설명서를 보면 걸려온 전화번호별로 벨소리를 지정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를 테면 여자친구한테 전화가 오면 시네마 천국의 사랑의 테마, 친구들한테 전화가 오면 스머프의 메인 테마송, 일 관계로 전화가 오면 스타워즈의 제국행진곡 이런 식으로. 


하지만, 당시에는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가 없던 시절이었고, 이 기능은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꽤 쓸만한 기능이 되었다. 일찌감치 그런 기능이 내장되어 있었던 걸 보면, 전화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는 일본의 교세라에서 제작하고 SKY는 조립만 담당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기본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신호 잘 잡고, 통화 잘 되고, 물에 빠진 적인 두 세번있었지만, 매번 잘 말린 다음에 별 탈 없이 쓸 수 있을 만큼 튼튼했다.  


사용하는 기능들이 별로 없으니 배터리 사용도 많지 않아서, 지금까지 사용한 충전지는 4개. 살 때 받은 대형과 소형 각 1개, 이후에 새로 산 대형 1개, 중고 충전기 사면서 받은 소형 1개.


여행갔다가 한 번은 핸드폰 째 숙소에 놓고 나왔는데 운좋게 돌려 받았고, 한 번은 충전기만 잃어버려서 이젠 바꿔야 겠다 싶었는데, 중고 시장을 뒤져보니 다행히 충전기를 파는 사람이 있어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었다. 


차츰 노쇠현상(?)이 나타나서, 지하철에서는 잘 안들리기 시작했고, 문자를 수신하면 껏다가 다시 켜야지만 문자 내용을 읽을 수 있었고, 급기야 지난 주에는 저장된 전화번호를 불러오지 못해 리셋을 시키는 바람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모두 분실하고 말았다. 


몇 달전에는 SK가 주파수를 재조정하는 지, 지금 사용 중인 주파수를 옮겨야 한다고 해서 대리점에 찾아갔다. 대리점 직원은 그런 공문을 받기는 받았는데, 실제로 처리하러 온 사람이 오니 당황했고, 몇 군데 전화해서는 간신히 해결. 그때 통화했던 통신사 상담원은 내년까지나 해당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을 거라나. 뭐 아이폰 나오면 바꿀 꺼니까. 그러고 버텼다.


두 달전에는 전화 받는 중에 떨어뜨렸다가 플립 고정부가 완전히 깨져버렸다. 본드로 붙여서 쓰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떨어져나가서 고무줄로 묶어 놓고 쓰고 있었다. 옹색해 보이는 거 싫은데, 이렇게라도 버틴 이유는 조만간 아이폰이 나올 거라는 소식 때문. 


올해 안에는 나오겠지 했는데, 지성이면 감천인건지, 별탈 없으면 나올 모양.


사람들이 왜 안바꾸냐고 물을 때마다 바꿀 이유가 없어서 그렇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안 바꿀 이유가 없어서 바꾼다나. 생각해보니 그 말도 맞다.


하지만 천성이랄까, 막상 기다리던 핸드폰이 나온다고 하는데, 지금껏 작동하고 있는 녀석을 바꾸자니 아쉽기도 하다. 


사실 나는 새 전화기를 하나 갖고 있다. Nokia 6124 Classic. 예전부터 바형 디자인을 좋아해서 이런 전화기를 갖고 싶었는데, 우리나라는 폴더 일색이라. 국내 소비자는 폴더를 선호한다나. 바형은 몇 개 출시해보지도 않고서 말이지. 


01


심비안 OS가 내장되어 있고, 한글 폰트를 설치하면 한글을 읽는 데는 문제가 없다. 앞에서 언급한 Psion이 심비안 OS를 사용했어서, OS 사용은 익숙한 편이었다. 단, Mako에서 사용하던 한글 입력 시스템은 버전 호환이 안되어서 사용못하는 게 아쉬었다. 현재 출시중인 노키아 제품의 한글 입력 장치를 옮겨오기만 하면 될텐데.


맥 OS의 iSync를 지원하기 때문에 블루투스로 연결을 시키면 주소록과 일정이 자동으로 업데이트 된다. 다만, Nokia Multimedia Transfer for Mac 프로그램이 지원을 하지 않아 OS를 건드리는 경우, 윈도우즈를 통해야만 한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해외여행이 잦아지면서 연초에 ebay에서 구입한 녀석이다. 배송료 포함 10만원인가 조금 더 줬나. 공짜폰이 널리고 널린 세상에서 굳이 돈을 들여서, 그것도 영국에서 전화기를 사온 이유는 전세계에서 전화가 가능한 GSM 기반의 2G/3G 폰이기 때문이었다. 구입후 독일과 베트남 여행에서 요긴하게 잘 써먹었다.


원래 영국의 이동통신사인 Vodafone 전용으로 나왔지만, unlock이 되어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와 대부분의 이동통신사의 sim 카드만 꼽으면 통화가 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 2G의 경우 GSM 기반이라 CDMA 일색인 국내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3G의 경우 WCDMA 주파수를 이용하면 국내에서도 사용 가능. 실제 국내 이동통신사의 sim 카드를 꼽으면 네트워크를 잡기는 잡는다. 단 긴급전화만 걸 수 있을 뿐이다.


IMEI나 MIC 인증 등의 제도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전화기를 국내에서 쓰는 일은 요원할 것 같은데, 이 문제는 단순하게 폐지를 주장하기는 조금 고민해야할 구석이 있는 듯 싶고. 


아뭏든 아이폰이 나오면 바꾸기는 할텐데, 작년말에 아이폰 출시가 무산되면서 IMEI와 전자파 인증 문제가 이슈가 될 뻔하다가 묻혀 버린게 아쉬움.


3G가 99달러, 3GS 16기가가 199달러, 32기가가 299달러이고, 애플이 단말기 요금을 일정하게 통일시키는 정책을 취하고 있으니까, 신형 iMac에 적용된 환율 1370원을 적용하면, 각각 약 13만 5천원, 27만 2천원, 40만 9천원이 될 거고, 보통 전화요금으로 3만원을 냈으니까, 데이터 이용 감안 해서 4만원 정도하는 요금제 선택하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집과 학교에서는 wifi로 주로 사용하게 될 거고.


p.s. 11월 30일(월) 아이폰을 배송받았고, 기기변경이나 번호 이동 등으로 개통한 사람은 쇼 사용하면서 생쑈부터 했다는데, 나는 신규가입이라 생쑈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11월 28일(토) 등산 중 추락 사고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9년된 내 전화기가 터져서 신고도 하고, 구조도 되었다. 낡았어도 잘터졌다기 보다, 능선에 올라가서 전화하면 되었는데 그럴 정신이 없었던 탓이 더 크다.

44.2 재림

리뷰2009. 10. 21. 03:02

9.9절에 배달받지 못한 안타까운 사태가 벌어졌지만, 1999년 겨울의 Yellow Submarine Songtrack 만큼의 감흥은 아니지만, 그래도 좋다. 

원래 녹음이 그렇다는데, 과도한 스테레오 분리가 흠이라면 흠일까. NPR에서 들려준 모노 레코딩도 좋던데, 모노 박스 세트를 살 형편까지는 아니고. 사과 로고가 꼭 음표처럼 늘어선 느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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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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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다 로미오를 도난당한 직후, 다혼 스피드 TR  2008년식을 샀다. 중고이긴 했었도 적지 않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로미오를 여행용으로 개조하면서 들인 비용을 계산해보니, 단 번에 여행용 자전거를 사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했다.


독일 여행에 함께 하고자 했으나, 중랑천-한강 라이딩 2회(30km+50km), 출퇴근 20여회(왕복 7km), 총 220km 정도 탄 후 불의의 차량 충돌 사고로 폐차되었다.


1. 차체

프레임: 다혼 K 시리즈 슈퍼 라이트 4130 크로몰리

포크: 프레임 통합형

브레이크: 키네틱스 스피드 스톱 V 브레이크(Kinetix SpeedStop V brakes)

싯포스트: 바이오 로직 펌프 내장형(BioLogic™ Zorin PostPump)

안장: 바이오 로직 아리아(BioLogic™ Aria)



전체적인 차체는 다혼스럽게 생겼다.

폴딩은 지하철을 탈 때 한 번 접어 본게 다라 평가하기 어렵다. 비행기나 차에 한번 실어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접는 법은 쉽다. 하지만 접혔다 뿐이지, 브롬톤이나 스트라이다처럼 접힌 상태에서의 이동성은 없다고 보면 된다. 균형을 잘 잡고 한 쪽 바퀴로 굴리는 기술도 있지만, 여행시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특이할 만한 점은 곧게 뻗은 싯포스트를 분리한 다음, 아래 마개를 풀고 호스를 잡아당기면 스탠딩 펌프가 된다. 안장을 손잡이 삼아 펌핑을 하면 된다.


2. 구동부

크랭크: 스기노 XD 2014 알로이 46T()

체인: 스램 PC971 9단용(SRAM PC971, 9 speed, PowerLink)

카세트: 시마노 HG 11-32T 8단(Shimano HyperGlide 8 speed, 11-32T)

뒷드레일러: 스램 X7(SRAM X7)


내장기어는 아주 만족스럽게 작동했으며, 멈추었다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 도심에서 효과적이었다.


스램 듀얼드라이브는 3단 내장기어다. 따라서 스프라켓의 8단과 함께 24단이다.  핸들바 왼쪽에 3단기어 변속기가 있고, 그림을 보면 업힐, 평지, 다운힐 로고가 그려져 있다. 일반적인 24단 자전거는 체인의 휘어짐에 따라 모든 기어를 사용할 수 없지만, 듀얼드라이브는 내장기어와 함께 작동하므로 24단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내에서 주행시 신호등에 멈추었다 출발할때 편리했다. 내장 기어는 기어가 회전하지 않을 때 변속하는 게 원칙이라(자동차 변속시 클러치를 밟은 후 변속해야 하는 이유와 같다), 평속/고속 기어 넣고 빠르게 달려오다, 신호 걸리면, 저속으로 바꾸고 기다리다 출발하고, 가속이 붙으면 바로 기어를 올리면 된다.


평상시의 변속은 페달을 잠시 멈추었다 하면 된다. 페달을 밟으면서 변속을 해도 되었지만, 내장기어의 마모를 부추길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고, 고장나면 국내에서 고치기가 매우 힘들어, 이후에는 더 이상의 실험은 그만두었다. 


그런 일은 거의 없지만, 간혹 변속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들면 변속기 업힐(1단)에 놓고, 뒷바퀴의 클릭박스에 있는 검은색 버튼을 눌러 클릭박스를 뺀 다음, 먼지 등을 털어주고, 다시 조립한다. 그리고 변속기를 평지(2단)에 놓고, 뒷바퀴의 검은색 클릭박스 안에 보이는 형광색 마크를 박스 겉의 노란색 라인에 정렬시키면 된다.

내장기어는 먼지가 들어갈 염려가 없기 때문에 거의 고장이 발생하지 않지만, 적절한 시점에 윤활유 등을 넣어주어야 한다. 만약 초장거리 여행 중 고장이 걱정된다면, 앞을 2단으로 개조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



3. 휠셋

앞 허브: 바이오로직 다이나모(BioLogic™ Joule dynamo 6V/2.4W)

뒤 허브: 스램 듀얼 드라이브(SRAM DualDrive, 24/27 spd 28H)

림: 키네틱스(Kinetix Comp, doublewall, CNC machined sidewalls, wear line indicator)

스포크: 스포크 14G(SPOKES 14G, double butted, stainless steel)

타이어: 슈발베 빅 애플 20인치(406)(Schwalbe Big Apple, 20” x 2.0”, KevlarGuard puncture protection, 70 psi)




킥스탠드가 짧아 항상 한 쪽으로 기울어졌다.



한강 50km 주행 중 앞바퀴가 제대로 구르지 않길래, 자전거 샵에 가져갔는데, 앞바퀴 스포크가 다 풀려 있었다. 꼭 국수 마냥 너덜너덜 거리고 있었다. 보통 스포크가 풀리는 경우는 아주 드물게 발생하는데, Dahon.com의 커뮤니티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2008년 식 스피드 TR의 고질적인 문제로, 세심한 스포크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어떤 사람은 여행 첫날부터 스포크가 부러지기 시작하여, 하루 50km 정도만 달리는 여정이었는데도, 매일 밤마다 스포크 조정을 해주어야 했다고 했다. 

빅애플 타이어의 폭이 넓어 주행 중 마찰을 높일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꽤 부드럽게 잘 달렸다. 미니벨로의 바퀴의 크기가 작아 도로의 충격이 일반 자전거에 비해 더 크게 전해졌는데, 바퀴가 두터워서인지 전에 타던 로미오에 비해 더 편안한 느낌이었다.

전에 타던 자전거가 스마트사의 유사 MTB, 메리다 로미오, 메리다 로미오 투어링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는데, 이전의 어떤 자전거보다 확실히 잘 굴러갔다. 3-4kg쯤 되는 패니어 두 개를 달고도 부드럽게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장거리 주행은 시험해보지 못했다.


4. 조향부

핸들바: 키네틱스 프로 일자바(Kinetix Pro, Flat bar, 7050 aluminum, double-butted)

핸들포스트: 라디우스 VRO(Radius VRO, adjustable, patented Fusion™ technology)

변속기: 스램 듀얼 드라이브 24단(SRAM DualDrive, single- sided shifter, 24 speed)

브레이크레버: 아비드 FR5(Avid FR5)

그립: 에르곤 MR2(Ergon MR2, Magnesium bar end)


에르곤 그립이 기본으로 달려 나와 매우 만족스러웠다.


브레이크는 일반적인 V 브레이크이고, 성능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일반 자전거와 같은 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핸들바를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제한적이나마 피팅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구조적인 디자인 문제로 통상의 핸들바 가방을 달 수 없었으며,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5. 기타

전조등: 스패닝 Micro FF 허브다이나모 용, 할로겐(Spanninga Micro FF, halogen, dynamo powered)

후미등: 스패닝 프리미엄, LED(Spanninga Premium, LED)

앞뒤짐받이: 다혼 알루미늄

펜더: SKS 미니 20인치 용

페달: MKS AR-2 EZY 

킥스탠드

무게: 13.9kg

색상: 진녹색(Forest)


펜더가 돌출되어 있어, 앞짐받위의 위에 짐을 실을 수는 없다


앞 짐받이와 전조등의 간섭현상이 심하다. 전조등이 너무 낮은 위치에 걸려 있어, 빛이 나가면서 짐받이의 튜브를 그대로 그림자로 만들어 버렸다. 전선 길이가 짧아 위치를 끌어올리기 힘들었으며, 고정할 방법도 없었다. 


후미등은 센서가 부착되어 어두우면 켜지고 밝으면 꺼진다고 하였으나, 항상 켜져 있었다. 온오프 스위치로 꺼주어야만 했다. 또 이전 주인의 사고로 일부가 깨져 있었다. 

다혼 사의 제원으로는 뒷짐받이의 무게 한계는 10kg이지만, 20kg까지 문제없다는 경험담이 있었다.


2008년 식의 뒷 짐받이는 여행용이 아닌 일반 짐받이다. 뒷짐받이에 오르트립 프론트 패니어를 달았는데도, 발 뒷꿈치에 패니어의 끈이 살짝 살짝 거렸다. 패니어의 끈을 달지 않으면, 오르트립 패니어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었고, 걸림을 방지하기 위해 패니어를 최대한 뒤로 미는 방법도 있지만, 위 사진에서 보듯 짐받이 중간에 어떠한 가로버팀 튜브가 없기 때문에, 패니어의 안정에 문제를 줄 것으로 보였다. 


다행인 것은 내장기어 변속용 클릭박스와 패니어의 아래 부분이 충분히 벌어져 있다는 점이다.

또 짐받이 외부에 후미등을 달게 되어 있어, 후미등이 충격을 잘 받는다.


정확한 실험이 불가능한 사항이었는데, 뒷짐받이의 공식적인 하중 제한은 10kg으로 여행용으로 쓰기에는 많이 모자랐다.


페달은 MKS사의 EZY 시리즈로 사진에 보이는 노란색 보호장치를 제거하기만 하면 바로 페달을 분리 시킬 수 있다. 페달 분리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비행기나 대중교통 이용시 상당한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자전거에 장착된 AR-2 모델의 경우 한 쪽의 무게 때문인지, 발을 떼고 있으면, 발이 잘 미끄러워 지는 부위 쪽으로 자연스럽게 뒤집어졌다. 섰다가 출발할 때마다 페달 위치를 다시 잡아주어야만 했기 때문에 꽤 불편했다.


킥 스탠드는 길이가 조금 짧아 자전거가 심하게 기울어지는 편이었다. 앞뒤로 짐을 싣고 세워보지는 않아 스탠드가 어느 정도 성능을 발휘하는 지는 알 수 없었다.



6. 추가 구매/교체

안장: 브룩스 B-17 챔피온 스페셜 브리티쉬 그린색(Brooks B-17 Champion Special)

뒷짐받이: Rixen Kaul 클릭픽스 짐받이 시스템(Rixen Kaul Atran System Carrier)

전조등: 부쉬 앤 뮬러 루모텍 IQ 사이오 센소(Busch and Muller Lumotec IQ Cyo Senso R Plus, 40lux)

후미등: 부쉬 앤 뮬러 탑라잇 플랫(Busch and Muller Toplight Flat)

물통과 물통집: 지그(Sigg)


이걸 키면 대낮 같이 밝아진다.


워낙 많은게 갖춰져 나온 자전거라 크게 손 볼 곳은 없었다. 


제주도 여행에서 느낀 길들인 브룩스의 편안함을 잊을 수 없어 브룩스 안장을 샀고, 물통 케이지가 부서져서 새 걸로 교체했다. 


앞에서 말했 듯이 전조등이 전조등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전조등을 교체했다. 비용은 상당히 많이 들었지만, 성능은 아주 좋았다. 위치도 바꿀 수 있었다. 약간 고생을 하긴 했지만, 앞짐받이의 고정 나사를 풀고, 새로 긴 나사를 사용하여 고정시킬 수 있었다. 


납작한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후미등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비오는 경우 안전성 문제와 후미등만 건전지 교체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전조등과 달리 후미등은 많이 비싸지 않아, 전조등을 바꾸는 길에 허브 다이나모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교체하였다. 앞바퀴의 허브 다이나모로 앞뒤 모두를 밝히는 데 충분했다. 

클릭픽스 뒷짐받이는 접을 수 있다. 항공포장에 유리한 형태이다. 또한 짐받이 상단의 고리로 클릭픽스 사의 어댑터가 달린 가방을 부착시킬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뒷 짐받이의 간섭현상 때문에, Rixen Kaul사의 클릭픽스 아트란으로 교체했다. 


2009년식은 여행용 짐받이로 바뀌어 있어, 구조적으로 좀 더 나은 것 같지만, 별도로구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고, 또 국내 다혼 사이트에서는 가격을 10만원 넘게 부르고 있어, 차라리 Tubus 제품을 사는 게 나아 보였다.


투부스(Tubus)의 로우 라이더형 짐받이인 Logo나 Cargo로 교체하고 싶었지만, 로우 라이더로 패니어를 다는 경우 내장기어용 클릭박스와 패니어가 닿을 가능성이 높았다.


검색 중 발견한 클릭픽스 아트란 제품은 접을 수도 있고, 짐받이 윗부분도 활용하기 좋게 되어 있어 구입했다.


7. 총평


스피드 TR은 스피드 TT의 여행용(TR: touring) 버전이다. 앞뒤 짐받이, 펜더, 펌프 등이 처음부터 구비되어 있어 구매직후 여행을 떠날 수 있다. 2009년형은 내장 다이나모 등이 빠져 전체적으로는 다운그레이드의 성격이 강하지만, 뒷짐받이가 여행용으로 바꿔있는 것은 장점이다. 


스포크에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한다는 것, 핸들바에 가방을 장착할 수 없다는 점, 구형의 경우 페달링시 뒷 패니어와 간섭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단점이다.


그러나, 장거리 여행을 해보지 못해 정확한 성능을 자신할 수는 없지만, 여행용으로 맞춤되어 나오는 자전거가 드문 한국의 현실에서 꽤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구할수 만 있다면.

스티븐스(Stevens)사의 프리메라 라이트(Primera Lite(Deore급)를 소개한다. 회사이름은 영국식이지만, 독일 함부르크(Hamburg)에 본사를 두고 있는 독일 회사이다. 3-400km 정도의 자전거 여행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차체는 알루미늄, 디자인은 하이브리드와 유사하다. 트레킹 자전거(Trekking bike)로 분류된다. 같은 프레임을 사용한 쿠리어 SL(Courier SL(Deore LX급)갈란트 라이트(Galant Lite(Alivio급) 모델도 있으며, 전체적인 디자인은 비슷하고, 구동부 등의 부품을 무엇을 썼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1. 차체

프레임: 알루미늄 7005DB t-wall 52cm (상세한 지오메트리는 제작사 홈페이지(위 링크)에 나와있다.)

포크: 스티븐스 알루 C-Blade

헤드셋: FSA 어헤드 통합형(FSA Ahead Integrated) 1 1/8

브레이크: 시마노 데오레 BR-M530 V브레이크

싯포스트: 옥시젼 드라이버(Oxygen Driver, 300mm)

안장: 셀레 로얄 프레시아(Selle Royal Freccia VLS Lightfoam)


Stevens Primera Lite. "Made in Germany"가 주는 인상, 견고함과 신뢰성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2. 구동부

크랭크: 시마노 데오레 FC-M521 48-36-26T

체인: 시마노 CN-HG53

체인가드

카세트: 시마노 CS-HG50 11-32T (9단)

앞드레일러: 시마노 데오레 FD-M510

뒷드레일러: 시마노 데오레 RD-M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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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휠셋

앞 허브: 시마노 DH-3N30 허브 다이나모

뒤 허브: 시마노 데오레 FH-M530

림: 리지다 잭 프로(Rigida Zac Pro, CNC sided 36L)

스포크: DT Swiss (스테인레스 스틸, 2.0mm)

타이어: 콘티넨탈 콘택트 엑스트라라이트(Continental Contact Extralight)/42-622(700X4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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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향부

핸들바: 갈매기형(Oxygen Vision City, 63cm)

스템: 옥시젼 드라이버(Oxygen Driver, 25.4mm, 17도)

변속기: 시마노 데오레 SL-M530

브레이크레버: 시마노 데오레 BL-M511

벨: SKS

그립: 브랜드 없음, 에르곤 그립형


처음에 스템 길이 조정을 못 맞춰 손목이 저렸지만, 조정을 해 갈수록 그런 현상이 줄어들었다.


5. 기타

전조등: 부쉬 앤 뮬러 플라이 센소 (Busch and Muller Fly Senso, 할로겐 램프, 20Lux)

후미등: 부쉬 앤 뮬러 셀렉트라 (Busch and Muller Selectra LED Parking light)

뒷짐받이: 알루미늄, 최대 25kg 적재

펌프: SKS 펌프

킥스탠드: 플렛셔(Pletscher)

무게: 14.4kg

색상: 회청색(velvet g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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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추가 구매

앞짐받이: 투부스 듀오(Tubus Duo)

사이드미러: 부쉬 앤 뮬러 901/3 사이클스타(Busch and Muller 901/3 Cyclestar)

물통과 물통집: 지그(Sigg)

자물쇠: 아부스 U-Lock, Trelock 말굽 자물쇠

뒷패니어: 오르트립 백롤러 클래식(Ortlieb Back Roller Classic)

핸들바백 홀더: 클릭픽스(Klickf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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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특징 소개 및 간단한 승차기

가게에서 사자마자 여행을 시작해도 되도록 자전거 여행에 적합한 세팅이 다 되어 있었다. 


구동면에서는 아주 잘 달린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앞뒤 패니어 4개, 핸들바 가방, 싯포스트 가방을 달아 전체 짐이 약 20kg이 넘었으며, 자전거 자체 중량과 승차자의 몸무게까지 감안하면 전체 약 100kg의 무게로, 잘 닦인 도로에서 앞뒤 기어 중간 정도(2-6)에 놓고 별 힘들이지 않고 시속 30km 정도를 낼 수 있었다. 내리막길에서는 약 50km까지 속력이 나왔으며, 제동력도 좋았다. 타이어도 포장도로나 비포장도로 모두에서 주행성능이 떨어지지 않았으며, 단 한번의 펑크도 없었다. 


안장은 불만이라고 하기는 좀 뭐한데, 하루 평균 6-70km를 달려도 엉덩이 통증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브룩스 안장을 쓸 때처럼 편안한 느낌은 주지 못했다. 브룩스 안장은 50점에서 출발하지만, 쓰면 쓸 수록 100점 만점에 가까워지며 편해진다는 느낌이 있는데, 이 안장은 80점에서 계속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확장성을 고려하여 설계된 부분들이 있었는데, 특히 투부스사의 짐받이와 호환이 되도록 포크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에 나사 구멍이 나 있었다. 투부스의 짐받이는 살 생각이 없었는데, 한번 구경이나 하자고 꺼내달라고 했더니, 점원이 이 짐받이는 특별한 나사 구멍이 있을 때만 달 수 있고, 단 모습은 엘레강트(elegant)하다고 하는 바람에 사게 되었다. 골키퍼 칸을 닮은 투박한 독일 남자가 말하는 엘레강트라니. 안살래야 안살 수 없었다.


투부스의 앞 짐받이를 쉽게 달 수 있도록, 포크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에 나사 구멍이 있었다


또한 맞춤형으로 제작되어 세심하게 설계된 부분들도 두드러졌는데, 펌프를 짐받이에 부착시킨 것이라든지, 탑튜브로 연결된 케이블의 경우 보호막을 씌운 것, 앞 허브에서 전조등까지 연결되는 전선 정리가 말끔하게 되어 있는 것, 후미등으로 연결되는 전선부를 차체 내부와 펜더를 통해 이어지도록 한 것, 펌프를 뒷짐받이 부위에 기본으로 단 것 등이 눈에 띄었다.


전조등에서 나온 전선이 차체를 거쳐, 펜더를 통해 후미등으로 이어진다. 즉 외부에서는 전선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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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까지 타던 자전거가 미니벨로여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짐이 많아지면, 킥스탠드가 버티지 못하고 자전거 차체가 돌아가는 현상이 발생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 없이 킥스탠드가 전체 무게를 충분히 지탱해주었다.


애초에 사고자 했던 자전거가 아니어서, 구입 당시에는 아주 만족하며 산 것이 아니었지만, 타면 탈수록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색도 보면 볼 수록 마음에 들었다.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넘나들 수록 Made in Germany가 주는 인상, 즉 견고함, 신뢰성을 그대로 구현해주었다. 아주 만족스럽다.


별도로 구매한 물품 중, 지그 물통은 예전부터 써오던 그대로 물맛이 변하지 않았고, 투부스 듀오랙은 칠이 약간 벗겨지고 비를 맞으면서 녹이 슬긴 했지만 좀 더 타봐야 진가를 보여줄 것 같다. 아부스 U-lock은 자물쇠가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달았고, Trelock의 말굽 자물쇠는 지나가던 사람이 쓰는 걸 보고 마음에 들어서 달았는데, 얘들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안 봤으면 좋겠다. 


단연 마음에 든 것은 사이드미러였다. 제주도 여행시 뒤를 확인할 경우가 많았는데, 고개를 돌릴 때마다 핸들이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경향이 있었고, 또 바로 등뒤에 따라오는 물체는 보지 못했다. 사이드미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었으며, 여행 내내 많은 덕을 보았다.


짐을 다 떼고 달려보아도, 평상시 생활용 자전거로 쓰기에도 충분했다. 앞으로 국내 자전거 시장에서 이런 종류의 자전거를 많이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좋은 장거리 주행용 자전거의 기준


얀 하이네


주: 이 기사의 원본은 계간 자전거 1권 3호에 게재 되었으며, 원 기사는 좋은 장거리용 자전거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다룬 일련의 기사 중 첫 기사였다. 다른 기사들은 프레임 지오메트리, 프레임 견고성, 전등, 타이어 등을 다루었다. 본문은 2003년의 원문을 일부 새로 고친 것이다.


자전거 주행[각주:1]은 여행의 사랑스러움을 신체 운동의 즐거움과 결합시킨 것이다. 하지만, 좋은 주행용 자전거를 찾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주행용 자전거 타기는 자전거 경주나 산악 자전거 타기와는 매우 다른 스포츠이며, 매우 다른 장비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자전거 제작 업체는 좋은 주행용 자전거를 만드는 요소를 알지 못하며, 좋은 주행용 자전거를 제작할 줄 아는 업체도 드물다. 이후의 내용에서 필자의 관점에서 좋은 주행용 자전거를 만드는 필수 요소가 무엇인가를 다루고자 한다.


1. 신뢰성: 정해진 시간 안에 도착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가장 빠르게, 제일 먼저 도착할수 있어야 한다. 자전거는 고장나기 쉬운 부품을 세심하게 조립하여 만들어져야 한다. 마모되는 부품, 예를 들어 스포크는 길 위에서 교체될 수 있어야 한다.


2. 안락함: 시간 제약을 두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엉덩이 통증을 호소하며, 또는 피로와 어깨 및 목의 통증이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주행을 포기한다. 이러한 일의 대부분은 피할 수 있다.


3. 속도: 시간 제약은 존재한다. 더 빨리 달릴 수록, 더 오래 잘 수 있고, 식사할 수 있으며, 쉴 수 있다. 그렇지만, 속도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시간 경주에서는 10분의 1초로 승패가 판가름 나지만, 장거리 주행(brevet)에서 분 단위는 의미 없다.


4. 아름다움: 만약 자전거를 사랑한다면, 피곤에 지쳐있더라도 자전거 타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평상시 자전거 출퇴근을 할 때는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문제, 예를 들어 마찰을 일으키는 물받이도, 기진맥진한 상태에서는 큰 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아무 문제 없이 성능을 발휘하는 훌륭한 자전거는 더 멀리 더 빨리 달리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많은 프랑스 자전거 제작자는 스스로가 장거리를 달리는 자전거 주행자였다. 이들의 고객은 젊은 자전거 경주 선수뿐 아니라, 차선책을 받아 들일 수 없는 숙련된 주행자도 있었다. 싱어(Singer)나 에르스(Herse) 같은 제작자들은 전등, 물받이와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추어진 자전거를 판매했다. 좋은 주행용 자전거의 디자인에는 모든 것이 완전히 통합되어 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내가 리벤델(Rivendell)에 그랬듯이 프레임을 주문하고 직접 주행용 자전거를 꾸밀 수도 있다. 프레임의 모든 세부적인 사항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축으로부터 모든 지점에 대한 길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더라도 일부 사항은 타협할 수 밖에 없지만, 당신의 자전거는 매우 효율적인 기계가 될 것이다.


내 자전거는 1999년형 리벤델 로드(Rivendell Road)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주행용 자전거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물받이다. 지금은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는 물받이 없이 장거리 주행을 나가지 않았다. 1200km를 등이 축축히 젖은 채로 달리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다. 혼조(Honjo)의 알로이 물받이는 다른 제품과 달리 앞 바퀴 대부분을 감쌀 수 있었다. 하지만 이로도 충분하지 않아, 나는 뒷 물받이의 일부를 잘라내어 앞 물받이로 사용했다. 플라스틱 펜더보다 양옆이 둥굴게 말리고 내부 걸림이 없는 금속제 펜더가 더 좋지만, 설치하기 좀 더 복잡하다. 물받이에 대해서는 2권 1호의 “물받이 성능 검사”를 보라.


프레임

안락함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프레임의 무게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무거운 좋은 프레임은 가장 가벼운 프레임보다 900g(2파운드) 정도 더 무거울 뿐이고, 이는 물 한 통과 같은 무게이다.


극단적으로 낮은 핸들바는 강한 힘으로 페달을 밟아야 하는 자전거 선수에게 유용할지 모른다. 선수의 몸은 위로 많은 힘을 받는 반면, 팔로 지탱해야 하는 힘은 덜 들어가게 된다. 자전거 주행자는 그렇게까지 많은 힘을 쓰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자전거에 몸을 실어야 하는 데, 때로는 투르 드 프랑스의 한 구간 보다 더 오래 동안 자전거를 타야 한다. 핸들바를 정확한 높이로 맞춘다면, 사진 속의 리벤델 자전거처럼 살짝 미끌어져 내려가는 탑 튜브, 헤드튜브 확장부, 라이저 스템 등의 라인에 몸을 기댈 수 있다. 조금 더 프레임 높이가 높은 싱어 모델을 타는 방법도 있다. 두 자전거의 탑 튜브 길이는 같다.


일반 도로 경주용 자전거는 약간의 힘만으로 코너에 진입하더라도 부드럽게 돌 수 있는데, 만약 피로한 상태라고 한다면, 휘청거리면서 돌게 될 것이다. 잘 설계된 주행용 자전거는 회전력을 상실하지 않는데, 이는 직진성과 정확한 회전성을 결합했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5권 3호의 “조작이 잘되는 자전거를 설계하는 법”을 보라. 만약 경주용 자전거로 디자인된 프레임을 사용할 생각이라면, 1960년대의 자전거와 비슷한 디자인을 골라라. 당시의 자전거 경주는 지금보다 더 먼 거리를 달렸고, 속도는 더 느렸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조작성과 더불어 프레임은 자전거의 다른 부속, 특히 물받이와 짐들과 잘 어울리도록 설계되어야만 한다. 가능한한, 발 클립이 물받이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 자전거 경주에서 발 클립이 걸리는 현상은 큰 문제가 아니다. 선수는 핸들바를 약간이라도 꺾기 위해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안장위에서 500km를 달려와 피곤에 지친 몸으로 빠르게 코너를 돌때는 발이 앞 바퀴를 건드려서 넘어지는 일은 피해야만 할 것이다.


바퀴: 특히 바퀴에서는 표준적인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첨단 기술이 적용된 바퀴의 스포크가 망가졌다면, 이를 도로 위에서 고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표준적인 바퀴에 사용할 수 있는 스포크는 대부분의 자전거 가게에서 구할 수 있으며, 직접 갖고 다닐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품질의 스포크와 림을 사용한 수제 바퀴에 조금 더 투자를 하는 방법도 괜찮다.


샘 엘더스벨트(Sam Eldersveld)의 2002년형 알렉스 싱어(Alex Singer)는 전통적인 프랑스 디자인의 주행용 자전거이다. 리벤델과 비교하여, 포크 레이크가 추가되어 핸들바 가방의 안정성을 높이고, 발 클립이 걸리는 현상을 막아준다. 전조등은 앞바퀴에 의한 그림자 현상을 막도록 자리잡고 있다.(사진 제공: 샘 엘더스벨트)


안장: 편안함만 확보하면 된다. 가장 무거운 안장은 가장 가벼운 안장 보다 450그램(1파운드) 정도 더 나갈 뿐이다. 안장 문제는 주행을 완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손 꼽을 수 있다. 나는 브룩스(Brooks) 안장을 탄다.


전등: 주행을 위해서는, 자전거를 모는 사람이 아닌 자전거에 전등을 달아야 한다. 머리와 같은 신체 일부분에 전등을 달면, 전등이 너무 많이 흔들려 주행을 피곤하게 만든다. 최악의 경우, 마주오는 자동차나 자전거가 불빛에 순간적으로 시야를 잃고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옷이나 가방에 달린 후미등은 정확한 방향으로 비추는 경우가 드물어, 뒤에서 자전거를 잘 보지 못할 수 있다.


프랑스식 주행용 자전거의 원칙에 따르면 전등은 반짝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빛을 비추는 것이다. 사진 촬영시 플래시에 눈이 멀 듯, 달려오는 자전거의 전조등은 동일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그리고 반짝이는 붉은 색 빛은 매우 정신 사납게 만든다.


전조등의 위치: 낮을 수록 좋다. 왜냐하면 불빛이 도로 표면과 평행으로 나갈 수록 더 멀리 볼 수 있다. 또한 구멍이나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는 그림자가 질텐데, 이를 보기 쉽게 만든다. 리벤델은 오른쪽 앞 드롭 아웃 주변에 전등이 설치되어, 앞 타이어로 인해 왼편에 그림자가 진다. 좌회전 시 그림자를 향해 달리는 셈이 된다. 가장 좋은 위치는 싱어처럼, 짐받이 앞에 설치하는 것이다. 불빛을 전방 아래로 향하게 하면, 타이어로 인한 그림자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핸들바 가방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포크 크라운에 전등을 설치할 수도 있다. 포크 블레이드에는 절대 전등을 설치하지 말아라. 전등이 점점 좁아지는 블레이드를 따라 미끌어져 내려갈 수 있으며, 앞 바퀴에 걸릴 수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주행 경로를 읽기 위해서, 나는 작은 LED 전등을 헬멧에 달고 있다. (전등 위치에 관해서는 5권 2호의 관련 기사를 참고하라.)


무게: 파리-브레스트-파리 경주[각주:2]를 위해 준비된 리벤델은 물받이, 전등, 짐받이를 포함하여 약 11.6kg(25.5 파운드)였다. 싱어의 무게도 비슷했다. 내 몸무게는 약 70.3kg(155 파운드)이다. 그리고 2.7-3.6kg(6-8 파운드) 가량의 짐과 물을 실었다. 따라서 전체 무게는 83.9-86.1kg(185-190 파운드)이 되었다. 카본 자전거는 몇 킬로그램을 줄여줄 테지만, 전등과 물을 더 싣는다면 차이는 3%이하로 무의미한 수준이 될 것이다. 나는 안락한 것이 더 좋다.


비용: 좋은 장거리 주행용 자전거는 좋은 경주용 자전거보다 비용이 더 든다. 부품의 수가 더 많아서 뿐만이 아니라, 설계와 제작에 신경써야할 부분이 더 많은 것도 한 몫을 한다.


구입 가능성: 안타깝게도, 장거리 주행용 자전거를 만드는 제작사는 거의 없다. 나는 더 많은 제조사들이 도전하고, 진정한 장거리 주행용 자전거를 만들기를 바란다. (주: 이는 2003년 이후로 변화했다. 현재 상당 수의 맞춤 제작자들이 장거리 주행용 자전거를 만든다.)


좋은 장거리 주행용 자전거를 갖는다면, 자전거는 잊어버리고 자전거 타기에 집중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수평선을 향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자전거를 굴리는 일은 상쾌하며, 자신의 모든 잠재력을 끌어낸다.


싱어의 남다른 장점: 낮은 위치에도 패니어를 걸 수 있는 구조(low-rider)로 앞 짐받이가 설계되어 있어, 단거리 주행에 충분한 장비와 두 개의 패니어를 실을 수 있다. 파리-브레스트-파리 구간(약 1,200km)을 마치고 짧은 여행을 계획하는 데 이상적이다. (사진 제공: 샘 엘더스벨트)


어떤 사람은 모든 도구, 물, 필수품을 갖고 다닌다. 심지어 일부는 지갑조차 갖고 오지 않는다. 나는 자전거에 필수적인 것만 갖고 다닌다. 핸들바 가방에 음식, 옷을 실을 수 있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지도와 주행 경로는 가방 위에 놓을 수 있다. 길을 잃으면 많은 시간을 뺏긴다. 핸들바 가방이 자전거의 조작성을 덜어뜨리는가? 그렇다. 하지만, 앞에 짐을 싣기 부적절한 지오메트리를 가진 자전거의 앞바퀴 10cm 위에 흔들거리는 프레임을 올려 놓았을 경우에만 그렇다. 만약 모든 것이 적절하게 조정된다면, 핸들바 가방은 자전거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 것이고, 조작성을 높일 것이다. 가방은 반드시 낮게 설치되야 하며, 가벼운 튜블라 구조의 철제 랙으로 지탱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지오메트리가 앞에 짐을 싣기 좋은 구조여야 한다.(자세한 내용은 5권 2호의 “조작성이 좋은 자전거를 설계하는 법”을 보라.) 필요한 것을 찾을 때마다 멈추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안장 뒤에 가방을 다는 방법도 있다. 이는 대부분의 지오메트리에서 가능할 것이다.



버트하우드(Berthoud) 가방은 주행중에도 손 쉽게 만질 수 있다. 작은 주머니에는 주행 기록용 카드(control card) 같이 자주 쓰는 물건을 넣으면 되고, 아니면 도구나 예비 튜브처럼 결코 쓰고 싶지 않은 것들을 넣어 놓을 수도 있다. 가방에 맞는 간편 부착 고리로 스템과 연결할 수 있다. 가방에 있는 두 개의 고리를 스템에 장착한 튜브에 미끌어지듯 결합시킬 수 있다. 스템의 길이는 10cm이다. 더 길다면, 가방은 너무 앞으로 움직이고, 자전거의 전체 균형을 무너뜨린다. 그런 경우 더 긴 탑 튜브를 사용하라.


고전력 전등을 최대 6시간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배터리가 필요하다. 발전기가 있으며, 언제나 필요한 시점에 불빛을 구할 수 있다. 발전기의 저항은 무시할 만하다.(3권 4호의 “허브 발전기의 저항 실험”을 보라.) 슈미트(Schumidt)사의 발전용 허브는 전조등에 사용할 수 있는 3W의 전력을 생산한다. 맞춤형 스테인리스 스틸 지지대에 장착되어 있으며, 전면부 드롭아웃의 두번째 구멍에 결합할 수 있다. 물받이를 장착하기 위해서 새로 나사 구멍을 만들었으며, 프랑스 식 볼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5권 2호의 “금속 물받이 달기”를 보라.)


후미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LED 전구로 충분하다. 하나보다는 두 개가 좋다. 배터리는 가볍고 적어도 70시간 이상 작동한다. 큰 짐을 달지 않았다면, 싯포스트에 후미등을 달수도 있다. 르네 에르스(Rene Herse)처럼 싯 튜브의 싯스테이나 체인스테이 아래에 달면 더 우아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배터리로 작동하는 후미등 중 브레이즈 온에 달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 싯스테이에 달면 점차 흘러 내릴 수 있으므로, 후미등을 싯스테이에 달지 않는 것이 좋다. 사진에서 보는 후미등은 브레이즈 온에 달 수 있도록 개조되었다.


다양한 기어비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리-브레스타-파리 경주는 생각보다 언덕이 많은 구간을 달려야하고, 이는 피로해지기 쉽다는 뜻이다. 현재 이 자전거는 동부 워싱턴 지역의 강한 뒷바람에 맞게 세팅되어 있다. 50-40-30의 앞기어와, 뒷 기어는 13-21 프리휠이다. 이 정도로 큰 기어는 필요하지 않다.(1권 1호 “누가 세번째 기어를 사용하는가? 가장 큰 기어를 제거하라”를 참고하라.) 신뢰성이 높기 때문에 나는 오래된 부품을 선호한다. 대부분의 구동부 부품은 잘 작동한다. 그러나 시마노(Shimano)의 브레이크 및 변속기 레버는 피하라. 케이블이 핸들바 가방과 간섭을 일으킨다. 나는 다운튜브에 변속기를 단다. 핸들바에서 때때로 손을 떼어 주어야 손의 통증을 막기 때문이다. 걸을 수 있는 신발은 필수품이다.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면 주행중에도 다리를 펼 수 있고, 통증을 막아준다.


1990년형 알렉스 싱어는 전등이 통합된 진정한 주행용 자전거이다. 싯튜브의 변속기가 BB 발전기를 통제하며, 후미등은 체인 스테이 아래에 고정되었다. 와이어는 내부에 설치되었다. 수직형 드롭 아웃으로 펜더를 단 상태에서 뒷 바퀴를 분리 할 수 있다.


리벤델에서의 타협점: 수평형 드롭 아웃이 물받이와 맞지 않았다. 또 나사 구멍은 바깥쪽으로 정렬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나사 구멍과 가장 작은 이빨 수에 걸린 체인 사이에, 볼트를 연결할 때 필요한 너트를 끼울 공간이 확보되지 않았다. 맥시 카(Maxi-Car) 허브는 프리휠 분리 없이 스포크 교체가 가능하다. 물받이 지지부에 세 개의 수리용 스포크를 싣고 달렸다.


맞춤형 자전거를 장만할 여유가 없다면, 조작성이 좋은 오래된 스포츠 주행용 자전거를 찾아보기 바란다. 27인치 바퀴의 지오메트리를 가진 스포츠 주행용 자전거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이 1976년형 알렉스 싱어는 700C로 개조되었다. 마팩 2000 또는 레이서 (Mafac 2000 or Racer) 브레이크의 리치는 충분하며, 물받이와의 간섭도 없다. 작은 짐받이를 프레이크 피벗과 포크 크라운에 걸 수 있으며, 전조등도 달 수 있다. 이 자전거는 적은 비용으로 주행용 자전거의 85%에 버금가는 성능을 내었다




장거리 주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주행용 자전거는 100km 주행이나 짧은 여행에도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이 알렉스 싱어 자전거는 언덕이 많은 중부 독일에서 많은 추억을 남겼다.





이 글은 계간 자전거(Bicycle Quarterly)의 2003년 봄호 기사 '무엇이 좋은 장거리 주행용 자전거를 만드는가(What Makes a Good Randonneur Bike)'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은 http://www.vintagebicyclepress.com에서 찾을 수 있으며, 직접 파일을 다운받고자 하는 분은 http://www.vintagebicyclepress.com/BQRandonneurBike.pdf 으로 가면 됩니다. 기사의 저작권은 빈티지 바이시클 프레스에 있으며, 본 번역문은 편집장의 허락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흔쾌히 번역을 허락해 준 편집장이자 기사의 저자인 Jan Heine씨에게 감사드립니다.


(This article is a Korean translation of “What Makes a Good Randonneur Bike” in Bicycle Quarterly, Spring 2003. You can find the original article in http://www.vintagebicyclepress.com, or if you want to download the article directly, go to http://www.vintagebicyclepress.com/BQRandonneurBike.pdf. I would like to thank Jan Heine, the writer of the original article and editor of the Bicycle Quarterly, for translation permission.)


copyright ©2008 Vintage Bicycle Press, translated and reprinted with permission.




  1. 역주: 자전거 주행(Randonneuring)은 100-1200km를 달리는 조직된 장거리 자전거 타기로 경쟁 경기라기 보다, 인내와 자전거 여행의 기술을 시험하는 것이다. 파리-브레스타-파리 구간과 보스톤-몬트리올-몬트리올 구간이 유명하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영문 위키피디아를 참고하라. [본문으로]
  2. 파리-브레스트-파리(뻬베뻬(PBP: Paris-Brest-Paris)) 경주는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하여 노르망디 브레스트를 왕복하는 1200km 구간 경주로, 등수를 매기지는 않지만, 통과 하한 시간을 두고 있어 90시간 이내에 들어오기만 하면 메달을 받는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개인 경주와 5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그룹 주행의 두 종류가 있다. [본문으로]

지난 포스트에서 행위에 대한 보상에 도덕이라는 변수를 포함시키면 개인의 선택이 협력적인 형태로 변화할 수도 있음을 간단한 산수로 확인했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게임을 영화에서 그린 개인의 행동에 적용할 수는 없다. 영화의 내용을 다시 생각해보자.

(이후 내용은 스포일러가 있다.)

다크 나이트에서 시민들이 타고 있는 배에서는 폭파 스위치를 누를지의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고, 2대1에 좀 못미치는 비율로 폭파가 선택된다. 자신의 행동에 따른 이득이 투표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면, 2대1이라는 투표 결과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생명을 도덕보다 우위에 두는 기대 보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투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선장은 스위치를 누르지 못하고 주저하며 말한다. '저들도 아직 누르지 않았다.' 투표 결과에 따라 버튼을 누를 것을 주장하는 시민들에 대해 그는 자신은 투표의 결과를 볼 뿐이지, 그것대로 행동해야할 의무는 없다고 한다.(대본에서 확인한 터라 실제 영화와 다를 수 있다.)

때마침 반대편 죄수들이 타고 있는 배에서는 험악한 한 명의 죄수가 선장에게서 대신 짐을 덜어주겠다며 기폭장치를 빼앗고는 '당신이 10분전에 했어야 할 일을 하려 한다'며 선창밖으로 던져 버린다. 시민배에서는 한 명의 시민이 나서서 선장에게서 기폭장치를 빼앗지만 결국 그도 버튼을 누르지 못한다.

영화 속의 놀라운 묘사는 어느 한 쪽에서도 상대를 폭파시키지 않은 일 개인의 행동에 배 안의 다른 사람들이 반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러한 행동은 선장의 대사에 함축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상대가 내게 해를 끼치지 않았고, 나와 똑같은 문제로 고민 중인데, 내가 어떻게 먼저 상대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가? 일종의 도덕적 체념으로 귀결되는 이러한 영화 속 결론은 인간에게는 결코 낯선 것이 아니다. 이러한 행동이 왜 인간에게 나타날까?

이는 인간의 이기심만으로 인간의 모든 행동을 설명하는 이론이 우리에게 주는 마음 한 켠의 찜찜함과 연결되어 있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아무 꺼리낌 없이 상대를 희생시킨다는 결론은 인간을 너무 일면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기심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인간의 전부는 아니라고 할 때 우선 떠올리게 되는 것은 이타심이고, 또 이와 연결된 타인에 대한 공감의 능력이다. 이후에서는 이 두 특징이 인류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최근의 연구를 설명할 것이다.

1. 인류의 이중 진화


리처슨(Peter J. Richerson), 보이드(Robert Boyd), 헨리히(Joseph Henrich), 보울즈(Samuel Bowles) 등의 학자들은 진화론을 바탕으로 인류가 자연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생물들과 어떤 다른 특징을 갖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들은 유전적 정보에 따른 생물학적 진화와 비유전적 정보에 따른 문화적 진화를 결합한다. 문화 중에서도 특히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특징인, 규범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사회 규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중 유산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dual inheritance theory).

규범을 발달 시킬 수 있는 능력, 즉 행동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 따라서 미래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행동하는 것, 타인의 행동에 공감하는 능력, 규범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예를 들어, 언어의 사용) 등의 능력은 생물학적 진화, 특히 뇌와 구강 구조의 발달(넓게 봐서는 인지 능력의 발달)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규범 그 자체의 수용은 문화적 진화로서 설명된다. 인간이 갖고 있는 사회적 기준, 이를테면 돈을 버는 것은 좋은 일이지라도, 그 과정은 정당해야 한다는 관념이나, 많은 인간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평등, 의무, 절제, 인간 생명의 존중과도 같은 기준은 생물학적 진화 그 자체가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문화적 진화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즉 규범의 발달은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가 같이 일어나는 과정이었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이다.

2. 규범의 문화적 진화

그렇다면 규범이 왜 중요하며, 그것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일단 어떤 행동이 선하고 악한가의 윤리적인 개념은 배제하고, 규범이 하는 기능만 생각하여, 이를 인간 사이에 공유된 정해진 행동 양식(behavior pattern)으로 보자. 영화에서 조커는 자신의 의도적인 일련의 행동으로 인해 계획의 패배, 나아가 인간 세상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데, 이때의 계획을 규범으로 봐도 될 것이다.

행동 양식이 인간에게 왜 중요할까? 인간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모든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다하더라도 매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행동의 세세한 청사진에 따라 행동하기 보다는, 대략적인 얼개만 머리 속에 그려져 있고 환경 변화에 따라 그때 그때마다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유리하다.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인류가 극지방과 열대 우림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사바나에서의 구체적인 사냥 방식을 머리 속에 집어넣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냥의 기본, 즉 숨고, 쫓고, 죽인다라는 것만 알고 있고, 기후와 식생에 따라 사냥의 기본 개념을 환경에 따라 변화된 구체적 형태로 적용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행동 양식은 우리 머리 속에 있는 행동의 대략적인 얼개이며, 이는 개인 행동 뿐만 아니라 집단 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행동 양식을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며 서로의 비용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든 걷는 것이든 우측 통행이나 좌측 통행이라는 원칙에 따라 이동의 방향이 정해지는 것이, 통행의 원칙이 없을 때나 매번 원칙을 만드는 경우보다 혼란을 막고 비용을 줄인다.

집단적으로 갖고 있는 행동 양식을 규범(norm)이라고 하자. 규범을 지탱하는 것은 실날 같은 합의, 즉 동일한 상황에서 내가 하지 않으면 남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 왜냐하면 규범을 따르는 것이 항상 개개인에게 이득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처럼, 다른 사람과 협력하여 함께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이 강호의 도리라 할지라도, 나 혼자 자백을 하는 것이 내게 유리하다. 내가 있는 도로는 꽉 막혀있고, 중앙선 너머는 텅텅 비어 있을 때, 가끔씩 드는 중앙선 추월의 욕망을 생각해보자. 개인의 욕망이 집단의 이득을 넘어서는, 그 순간 규범은 그 기능을 상실한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과 역사를 보면,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간은 그럭저럭 규범을 지켜왔다. 이러한 행동은 분명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하나의 특성을 가능하게 했다. 비혈연집단의 대규모 협력이 그것이다.

경제 문제에서 이를 설명한다면, 내가 어떻게 오늘 처음 본 상대를 믿고, 상대도 역시 어떻게 처음 본 나를 믿고 거래를 할까의 문제이다. 아담 스미스가 오늘 내가 먹는 빵은 빵장수의 은혜 때문이 아니라 그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것을 설파[각주:1]
했는데, 실제 세상에서 빵장수는 나를 속일 수도 있고, 나도 그를 속일 수 있다. 지금도 종종 벌어지고, 수세기 전에는 더 빈번했던 국제 거래에서의 사기를 생각해보자.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믿고 산다. 왜 우리는 서로를 믿게 되었을까? 이타적 인간의 출현은 이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설득력 있는 견해이다.

3. 인간의 본성: 이기적 인간과 이타적 선택의 결합


상호 협력의 규범은 그 자체로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앞 절에서 말했듯이 규범적 행동은 사회에는 이득이 될지 모르지만, 개인에게는 상대적인 손해일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이 이득만을 쫓는다면 규범은 형성되기 어렵다.

그런데 규범을 따르는 행동은 대개의 문화에서 확인된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규범을 따르게 되었을까? 최근에 주목받는 하나의 설명은 자신의 손해를 감수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인간 성격의 출현, 즉 이타적 인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타적이라는 말은 어떠한 도덕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일을 감수하는 행위를 한다는 뜻이다.

이타적 행동의 일례로, 다른 개체들이 풀을 뜯을 때 육식동물이 다가오는지 망을 보는 초식동물을 생각해보자. 이 동물은 다른 개체에 비해, 식사 시간이 적다는 점과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따라서 각 개체가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면, 망보기는 식사량을 줄이고 생명의 위험을 높이므로, 발생빈도가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실제는 그러하지 않은데, 전통적으로 이를 설명하는 논리는 친족선택(kin selection)과 호혜성(reciprocity)이었다.

친족선택의 논리는, 생명의 궁극적 목적은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하는 것인데, 아무도 망을 보지 않아 집단 전체가 사라지는 것보다 내가 망을 보아 나와 혈연관계의 다른 개체들이 살아남아 나의 유전자 일부라도 전달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는 직관에 기초하고 있다. 호혜성(reciprocity)은 내가 이번에 망을 보아 다른 개체의 식사를 도와주면, 다음 번에는 다른 개체가 망을 보아 나의 식사를 도와주리라는 것이다.

인간도 이러한 설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친족선택은 흔히 말하는 피는 물보다 진한 행동이고, 호혜성은 회사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도움의 관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친족이 아니고 관계가 반복되지 않더라도 이타적 행동을 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생각해보자. 또 여행지에서 종종 마주치는 환대를 생각해보자. 즉 다른 어떤 동물과도 달리 인간은 비혈연적인 관계, 일회적인 관계에서도 이타적 행동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진화게임(evolutionary game)이라는 변화된 형태의 게임이론과 집단 선택(group selection)의 논리가 도입된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행위자가 보수값, 즉 행동의 결과가 가져올 이해득실에 따라 행동을 결정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데 반해, 진화게임에서는 행위자는 특정 행동을 하는 것으로 이미 설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전체 집단에서 특정 행동을 하는 행위자의 분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 보는 것이다. 또한 선택이 개체단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집단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문 잡아주기를 생각해보자. 서유럽에서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행동으로서 앞서 가던 사람이 뒤따라오는 사람이 들어오기 쉽게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는 것이다. 앞선 사람이 문을 잡아주면, 내가 문을 열어야 하는 힘을 덜 게 된다. 만약 이어 들어오는 사람들이 계주를 하듯 계속 문을 잡아준다면, 모든 사람이 문을 통과할 때 들이는 힘은 매번 문을 여는 데 들여야 하는 경우보다 미미한 수준이겠지만 적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처음으로 문을 열어야 하는 경우 나는 이득을 보지 못한 채 고스란히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는 비용을 치루어야 한다. 만약 뒷사람이 나에 이어서 문을 열어놓고 있지 않으면 그 비용은 더욱 커진다. 즉 문잡아주기는 개인에게는 비용이 되지만 전체에게는 이득이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전체에게는 이득이 되더라도 최초에 문을 여는 사람에게는 손해가 되므로, 최초에 문을 열어주고 기다려 주려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처럼 문을 잡아주는 규범이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그런 행동을 하고, 뒷사람이 나를 이어서 문을 잡아주지 않는다면, 열명이 되든 스무명이 되든 잡아줄 사람을 기다리거나, 그냥 문을 닫아버린 후 그 뒤로는 더 이상 문을 잡아주지 않게 될 것이다.

문을 잡아주는 사람이 전체 집단에서 살아남은 이유를 설명하는 데는 두 가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하나는 문을 잡아주는 사람이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을 잡아주는 사람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그런 사람이 많은 집단이 그런 사람이 없는 집단보다 성장하는 속도가 빠르면 된다.

전자의 해결책으로는 다시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데, 뒤따라 오면서 문을 잡아주지 않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처벌하는 방법과 그러한 행동이 전파되도록 하는 것이다. 처벌은 손가락질 등의 사회적 처벌이 있을 것이고, 전파되는 경우의 한 방법은 공감을 생각할 수 있다. 뒤에 오는 사람이 내가 먼저 문을 들인 수고를 알아주고, 내가 잡아주지 않으면 계속 잡아주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리고 내가 그로 인해 본 이득을 조금이라도 되돌려 주고자 한다면, 나를 대신하여 문을 잡아줄 것이고, 그 뒤에 들어오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또 대신 문을 잡아주게 될 것이다.

후자의 해결책, 발전 속도의 비교는 집단 간의 경쟁을 상정한다. 처음부터 문을 잡아주는 사람이 많이 있던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두 집단을 생각해보자. 문을 잡아주는 것이 집단 전체에는 이득이 될 것이므로, 두 집단 간의 경쟁에서는 문을 잡아주는 사람이 많은 집단이 우위에 서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집단 내에서 문을 잡아주는 사람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집단 간 경쟁에서 문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는 집단이 힘을 덜들이고 산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문을 잡아주는 행위는 다른 집단으로 전파되거나, 다른 집단의 행위자가 문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는 집단으로 옮겨오게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경우가 복합적으로 결합되면 집단에서는 문을 잡아주는 행위, 즉 이타적 행동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이타적 행동이 남아 있을 수 있는 과정이 바로 인간이 규범을 체득하는 과정, 즉 어떤 행위가 자신에게 손해가 될지라도 그 행위를 받아들이는 과정과 유사할 것이다.

4. 인간은 어떻게 함께 사는가?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이타적 행동의 생존, 규범의 형성이 궁극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 어떻게 다른 인간과 같이 살 수 있게 되었는지의 이유, 좀 더 나아가서는 인간이 번성할 수 있게된 이유이다. 즉 지금의 인간은, 흔히 이야기하듯 폭력적이고 경쟁적인 성격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상대에 대한 공감, 연민 등도 함께 작동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인간뿐 아니라 진화가 결코 경쟁을 통해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라는 점, 아무리 행위의 인센티브(처벌과 이득)를 중심으로 사회가 편향적으로 구성되어 있다하더라도, 인간은 그것에 의해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를 폭파시키길 포기한 일 개인의 행동에 아무도 반항하지 않는 모습은, 인간 개개인은 투페이스가 될지 몰라도, 집단적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또 그것이 인류의 생존 방식이었음을 보여준다. 변화는 개체에서 일어나지만 진화는 집단에서 일어난다는 다윈의 기본 명제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개인과 사회의 이분법이 아니라 둘을 연결할 수 있는 설명 방식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조커는 취조실에서 배트맨에게 상황만 바뀐다면 문명화된 인간이 서로를 잡아먹을 것이라고 말한다. 시민배와 죄수배의 선택 상황은 인간을 정글에 던저 넣었을 때, 나 살려다가 우리 다 죽는, 즉 이기적 행동이 공멸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결국 어느 누구도 기폭장치의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것은 값싼 휴머니즘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다른 사람과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진지한 문제이고, 인간이 살아남은 이유 또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을 던진 셈이다.

5. 참고할 만한 자료

진화 (시간의 강을 건너온 생명들) 상세보기
칼 짐머 지음 | 세종서적 펴냄
미국 PBS TV가 방영한 7부작 프로그램 Evolution 의 레퍼런스 북. 고(故) 스티븐 제이 굴드, 제인 구달, 케네스 밀러 등 이 시대의 대표적인 과학자들이 수년에 걸쳐 참여하고 자문한 진화에 관한탐구의 도서...

TV 다큐멘터리의 근간이 되는 책 답게 진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유명한 진화 생물학자 스티븐 굴드의 서문이 깔끔하게 진화의 논점을 정리하고 있으며, 책의 후반부는 인간의 진화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인간의 본성들 상세보기
폴 에얼릭 지음 | 이마고 펴냄
인간 본성이란 무엇인가 인간 본성의 진화 과정을 소개한『인간의 본성들』. 이 책은 수백만 년에 걸친 유전적 진화의...《인간의 본성들》에서는 변하지 않는 본성이란 본디 없음을 이야기하고 어떤 인종은 다른...

인간의 이중 유산을 중심축으로 변화하는 인간 본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앞서 소개한 칼 짐머의 책과 비슷한 내용의 비슷한 전개 구조를 갖고 있어 전자를 읽고 나면 더 쉽게 읽을 수 있다. 번역의 문제인지 약간 덜컹거리면서 읽히는 게 문제라면 문제.

이타적 인간의 출현 상세보기
최정규 지음 | 뿌리와이파리 펴냄
죄수의 딜레마를 넘어, 게임이론의 최신 성과로 풀어낸 이타적 인간, 그 생존에 얽힌 비밀! 호모...사회심리학 등 과학과인문학을 종횡으로 넘나들며 이타적 인간의 출현과 생존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이타적 인간과 사회 규범의 형성을 간단한 진화 게임을 통해 차근차근 설명해나가고 있다. 수식이 눈에 띈다고 해서 읽기 두려워하지 말고, 간단한 산수와 차분히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운 편.

유전자만이 아니다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피터 J. 리처슨 (이음, 2009년)
상세보기

이중유산이론의 선구자인 리처슨과 보이드가 수식 없이 문화적 진화를 서술한 책. 수리 모델이 궁금하면, 같은 저자가 쓴 Culture and evolutionary process,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85를 보면 된다.
  1. 실제로 국부론의 적지 않은 부분과 국부론 이전에 출판한 도덕감정론은 인간의 이기적 행동이 어떠한 틀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지를 다루고 있으며,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 공감의 원리이다. 하지만 스미스는 공감과 이기심 중 어느것이 어떤 상황에서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지를 설명하지 못한 미해결의 과제를 남겼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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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에서 조커는 끊임없이 사람을 시험하고 경쟁시킨다. 쓸모가 없어진 부하를 서로 제거하게끔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부하를 들일 때도 싸움을 붙여 살아남는 자를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심지어 거짓 정보를 흘려 배트맨을 평생의 고통 속에 밀어 넣고 새로운 악당을 만들어 낸다.

가장 흥미로우면서, 또 영화의 바닥에 깔린 의미를 파악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임은 마지막에 벌어진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고담시를 떠나는 두 척의 배가 있다. 한 척에는 죄수와 경비대만 타고 있고, 다른 한 척에는 시민과 방위군이 있다. 두 척의 배 모두에 엄청난 양의 폭탄과 기름이 실려 있고, 각 배는 상대방 배의 기폭 장치를 갖고 있다. 조커는 두 척 모두의 기폭 장치를 갖고 있다.

조커는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 실험(social experiment)'을 한다. 기한은 12시까지. 조커는 먼저 상대의 배를 폭파하는 배는 살려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두 척 모두를 폭파시킬 것이다. 배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은 도망칠 수 없다. 즉 어느 한 쪽도 기폭 장치를 누르지 않으면 모두 죽을 것이다.

일단 조커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자. 그는 항상 스스로를 신의의 인간(I'm the man of my word)이라고 부르니까. 배에 타고 있는 각각의 사람은 살아남는 경우 1의 보상을, 죽는 경우 0의 보상을 받는다. 그러므로 이 게임에서 행위자의 선택에 따라 얻게되는 이득을 표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업계 용어로 이를 보수 행렬(pay-off matrix)이라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수로 표현된 위 보수 행렬을 일반적인 형태로 바꿔보자. 죽는 경우 d(death)의 보상을, 살아남는 경우 s(survival)의 보상을 받고, d와 s 모두 0 보다 크다면, 보수 행렬은 다음과 같이 전환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게임의 해는 매우 간단하다. 상대가 기다림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면 나는 폭파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s>-d)하고, 상대가 폭파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면 나는 기폭 장치를 누르거나 기다리거나 무엇을 하더라도 내가 얻는 이득(-d)에서는 차이가 없다. 따라서 나는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상대를 폭파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따라서 두 배는 모두 역설적으로 자신의 이득을 위해 서로 죽여버리게 된다. 개개인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만, 그 결과는 상대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므로, 이 게임의 결과는 전체의 이득(welfare)을 낮추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유사하다.

영화에서처럼 일정 시간이 주어졌고,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어느 한 쪽이 폭파되지도 않았으므로, 이 게임을 시간흐름에 따른 전개형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폭파를 선택하는 것이 각자 스스로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으므로, 결국 양쪽은 기폭장치를 누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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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츠(Graz)는 오스트리아에서는 빈(Wien)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2008년 현재 거주자 약 29만명). 그렇지만, 제국의 수도였던 빈과 모차르트로 유명한 짤츠부르크와 달리, 이름이 크게 알려진 적이 없는 조용한 2등이었다.

그럼에도 어느 유럽 도시 사람들처럼, 무엇 하나 사소한 것이라도 내세우고 싶어하는 그라츠 시 소속의 관광 가이드는 2003년 유럽 문화 수도가 되면서 처음으로 빈을 제꼈다며 뿌듯해하더니, 심지어 슐로스버그 광장 지하의 주차장은 백화점에서 얼마 이상 사면 무료 주차라느니 등의 자랑 아닌 자랑까지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오스만 투르크를 막아내는 데 돈을 많이 쓰느라 발전에 제약이 있었다는 말을 강조했다. 이말도 아주 틀리지는 않을 것이, 그라츠는 오스트리아 남부 쉬티리아(Styria)의 주도인데, 쉬티리아 주의 독일어 이름은 슈타이어마르크(Steirmark)이고, 옛날 독일어에서 마르크(Mark)는 보통 경계지역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도 1481년 마티아스 코르비누스(Matthias Corvinus)가 이끄는 헝가리 제국군, 1529년과 1532년의 오스만 투르크 침공을 막아냈다.

시내를 관통하는 무르강(Mur)변의 언덕위에 서 있는 슐로스버그(Schloßberg)는 문자 그대로 산(Schloß) 성(Berg)으로 1809년 나폴레옹 침공때가 되어서야 항복을 했을 뿐 16-7세기에 빈번했던 오스만 투르크와의 전쟁 중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함락되지 않은 요새였다. 내가 갔던 여름에는 옛날 요새 자리에서 재즈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이곳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계단을 오르거나, 산안에 만든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아니면 뒷 길로 다니는 전차나 그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는 방법 등이 있다.

012

여느 도시처럼 시내 중심부에 시청(Rathaus)이 있다. 웅장한 규모는 아니지만, 다른 유럽 건물처럼 내부는 외관보다 커보였다. 시청을 구경시켜준 시 관계자는 시청 발코니는 축구스타나 올라가지 아무에게나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며 어서 가서 사진찍으라고 너스레를 떨었는데, 정작 내려온지 10분도 안되어 다른 팀이 올라가있었다. 시민회관(Landhaus)은 이탈리아의 건축가 도메니코 델라리오(Domenico dell'Allio)가 1557년부터 1565년까지 지은 롬바르디아 양식의 건물로서, 오스트리아에 남아있는 중요한 르네상스 건축물의 하나이다. 시민회관은 정원으로 시청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곳으로, 1551년 이후 잘 보존된, 약 3만점 이상의 병기류를 소장한 현존 최고의 바로크 시대 무기고에 들어갈 수 있다.

0123

하지만, 그라츠는 어떤 누구도 알 수 있는 인상적인 사건의 주요 장소가 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빈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이 변방에서 묵묵히 적의 침입을 막아야만 했던 조연의 서글픔이랄까? 그렇지만 예나 지금이나 대학도시로서의 명성은 대단해서, 6개가 넘는 대학에 4만명 이상의 학생이 지금도 이 도시안에 있다. 총 인구의 거의 25%니 상당한 비율이다. 그래서 그라츠시 홈페이지에서 상주거주 인구와 총 인구를 구분하여 표시하지 않나 싶다.

교육도시로서의 명성에 걸맞게 볼츠만 상수의 볼츠만(Ludwig Boltzmann)을 비롯하여, 특히 의학, 생화학 분야에서 상당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고, 유명 지휘자인 칼 뵘(Karl Böhm)이 이 곳 출신이었으며, 원전연주의 붐을 일으킨 지휘자 니콜라스 아르농쿠르(Nicolaus Harnoncourt)가 이 곳에서 자랐다. 2003년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배경에는 이 곳 출신 문화인들의 명성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라츠 대학 친구의 말로는 2003년의 행사는 시 재정에는 재앙이었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두 개의 걸출한 건물을 남겼다. 하나는 무르강위에 인공으로 만든 섬(Murinsel)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미술박물관(Kunsthaus)이다.

01

슐로스버그에서는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같이 올라간 친구들 중 현재 카페로 사용되는 인공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친구는, 섬이 강바닥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와이어로 지탱되고 있어, 물살이 센 여름에는 흔들림이 심해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중에 사진으로 본 야경은 괜찮았지만, 불 꺼지고 사람이 없는 금속 구조물은 을씨년스러웠다. 다른 친구들과는 현대미술관이 무엇을 닮았는가에 대해서, 문어의 다리 같지 않냐부터 외계인의 우주선이 저런 모습일 것이라는 이야기로 시시덕거렸다.

어쨋든 그라츠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일지 몰라도, 관광객을 주목을 끌거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될만한 도시는 아니었다. 동유럽과 맞대어 있는 역사적 경험을 토대로 이민자에 대해 관용적인 정책을 펴기로 한 것이 앞으로 어떤 의미를 남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서유럽의 역사에 밝지 않더라도 이 도시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대스타를 한 명 갖고 있다. 터미네이터 출신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왈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 그의 독일어 액센트가 강한 영어는 고향 그라츠에서 비롯되었다. 세계적인 대스타에 대한 자부심이랄까, 귀여우라고 그린 것이 틀림없지만 내 눈에는 우스꽝스럽게만 보이는, 선글라스 쓴 아놀드 캐리커쳐를 표지로 한 자서전이 시내 서점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었다.

합스부르크왕가의 행정력이 낳은 유산인지 몰라도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감투 사랑은 남달라 보였는데, 시청 및 시내 투어를 시작할 때까지, 시장 비서, 시 교육위원회 관계자, 시 의회 및 주 의회 교육분과위원회 위원장이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했고, 또 각자가 자신의 직함을 나열하는 것 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었다. 그래서, 그라츠인들의 아놀드 사랑은 그가 주지사라는 타이틀을 가졌을 때 최고조에 다랬는지, 명예의 반지도 수여하고, 축구경기장에 그의 이름을 붙여 슈바르츠제네거 스타디움이라고 했다.

이게 끝이 아니라, 아놀드 주지사가 2005년 국제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강행하면서 부터 재미있는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강력하게 사형제 폐지를 지지하는 오스트리아 사람들답게(오스트리아는 사형제를 법적으로 폐지한 국가), 그라츠 사람들도 아놀드가 자신들의 자랑스런 아들이 잘못된 일을 했다고 생각했고, 그의 이름을 스타디움에서 빼야 하지 않냐를 시 의회 투표 안건으로 올렸다.

이 소식을 들은 아놀드는 더 이상 자신을 아들로 생각하지 않으므로 반지도 반납하고, 스타디움 뿐만 아니라 그라츠 시에서 자신을 활용하는 모든 선전에서도 이름을 빼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그라츠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가 찬반으로 나뉘었다. 당연히 여기에는 정치적 입장이 개입되었다. 사형제를 반대하는 기민당, 녹색장, 공산당, 사민당 등과 경제적 이점을 위해서는 유지해도 되지 않느냐는 보수당으로 갈렸다.(관련기사: BBC, 오마이뉴스) 이후 자세한 전개 과정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같이 있었던 그라츠 대학의 친구는 투표를 통해 그 이름을 뺐다고 했다. 현재 스타디움의 이름은 UPC-ARENA이다.

지금 그닥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 보이는 행동은 크게 두 가지다. 납작 업드리거나 끝까지 고집부리거나. 둘다 그나마 가지고 있는 것이라도 지키기 위한 행동인데, 도덕적으로 어느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지금 우리 도시를 자랑스럽고 유명하게 하고 싶다. 이에 걸맞는 사람이 나타났지만, 우리 도시 사람들이 반대하는 행동을 이 사람이 했다. 이 사람의 이름으로 우리 도시를 계속 알려야 할까? 과연 그가 한 행동이 정말 나쁜 행동일까?

이러한 문제에 대한 입장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인간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발휘해온 해결책은 집단의 지혜를 빌리는 것이었다. 민주주의는 집단적 지혜의 현대적 표현일 것이다. 인간이 발전시켜온 것은 뇌의 크기도 섹스 능력도 있겠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힘을 가진 자는 이러한 갈등을 은폐시키고자 했지만, 그것이 좋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은 역사가 보여주었다.

여행 중 만난 초등학교 선생님 한분은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서울의 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데, 서울에서도 유명한 저소득층 지역이 그곳에서 공식적으로 결식아동이면서 급식 지원을 받는 학생이 약 10% 정도라고 했다. 문제는 이러저러한 제도적 장치로 인해 결식아동임에도 급식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학생의 숫자가 상당한 숫자여서 어떤 경우에는 50%까지 상회한다는 것이었다. 교사의 재량으로 이들에게도 지원이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원어민 교사 선발 지시가 내려온 후, 재량으로 사용하던 급식 지원 예산을 원어민 교사 월급으로 지급해야 했으며, 자신은 아이들에게 앞으로는 점심값을 내라는 말을 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의 식사와 앞으로의 식사(사실 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가의 문제는 중요한 가치 판단이다. 둘 중 어느 것이 옳으냐가 그르냐의 문제보다, 더 큰 중요한 문제는 왜 우리가 이러한 문제를 사회적으로 논의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살 수 있게 하는 무엇이 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질문에 대한 답은 누구나 갖고 있거나 찾으려고 한다. 모두 같은 답을 가질 필요는 없다. 문제는 자신의 답이 다른 사람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이다. 우리 사회는 그러한 시스템이 있을까? 아니 때로 요즘에는 그런 생각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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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절반을 훌쩍 넘어 버렸지만, 잊지 않기 위해.

1. 명불허전
타인의 삶(Das Leben der Anderen, 2006)
내가 너를 엿보는 것이, 내가 나를 엿보는 것일될때, 세상이 달라진다.

p.s. 펜대만 굴리는 자가 어떻게 민폐를 끼치고, 그럼에도 살아남는가를 보여줌.

원스(Once, 2006)
이 영화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래도 지구상에서 인간이 무의미한 행동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Falling Slowly는 결혼식때 불러 보고 싶은 노래.

판의 미로(El Laberinto del fauno, 2006)
좌파들은 스페인 내전을 인류 유일의 정의의 전쟁이라고 불렀다. 전쟁에 정의의 이름을 붙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이 세상이야 말로 환타지.

몬도비노-포도주 전쟁(Mondovino, 2004)

EBS 다큐멘터리 주간에 우연찮게 본 영화. 너무 재미있어서 DVD까지 사고 말았다. 전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다국적 와인 회사, 이들의 와인을 평가하는 평론가, 와인 제조에 조언을 하는 컨설턴트의 음흉한 삼각동맹 대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와인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유쾌하게 대조시켜 나간다. 마이클 무어식으로 직접 때리는 것보다 훨씬 윗길. 1000년 가까이 와인을 만들어온 이탈리아의 후작이 부인에게 꼼짝못하는 모습이나, 와인 회사에 취직했다가 아버지와 오빠가 경영하는 와이너리로 돌아오려는 딸의 이야기 등, 사람과 와인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여준다.

서양애들이 사는 모습을 실감나게 찍은 편이라 개도 자주 나옴. 반세계화 진영 혹은 좌파가 우파보다 확실히 잘하는 것은 해학과 유머. 

2. 그럭저럭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 2006)
불임에 시달리는 지구, 이민자 문제와 폭동, 디스토피아 등 SF의 일반적인 소재로 그럭저럭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지만, 마지막 전투씬은 기가 막힐 정도의 박진감을 보여줌.

지구에서 달까지(From the Earth to the Moon, 1998)
여행의 최대 로망은 우주 여행.

300(300, 2006)
'무사'의 정우성 같아서, 대사를 읊기 시작하면 영화가 골로 가지만, 대사만 없으면, 팬티 하나 걸친 거친 남자들의 화살도 튕겨낼 것 같은 단단한 가슴 근육과 칼로 베이지도 않을 것 같은 튼실한 허벅지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폼생폼사의 영화.

3. 빈수레가 요란
수면의 과학(The Science of Sleep, 2005)
카우프만 없는 공드리는 차포 없는 장기꾼, 임동창 없는 장사익의 찔레꽃, 키스 리처드 없는 롤링 스톤즈.

4. 기타등등
디파디드, 플러쉬, 박사가 사랑한 수식, 007 카지노 로얄, 박물관이 살아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 '사랑해, 파리', 향수, 캐쉬백(단편), 초속 5cm, 시간을 달리는 소녀, 본 얼티메이텀, 블랙 달리아, 파프리카, 조디악, 탱고 레슨, 노다메 칸타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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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Love and Peace, LEGO

리뷰2008. 6. 9. 18:33
나라 걱정에 공부가 안된다는 것은 뻘소리고,

논문쓰느라 컴퓨터를 붙잡고 있는 시간은 길어지고,

덩달아 인터넷 뉴스 실시간으로 보는 시간도 같이 늘어나고,

그래도 남는 것은,

'사랑과 평화.'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레고로 재현한 역사적 순간들 (마라도나의 신의 손도 포함되어 있다.). 아래는 원본 사진.
http://www.flickr.com/photos/balakov/sets/72157602602191858/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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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놀라운 서가

기타2008. 2. 21. 13:38
01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는 적당한 규모의 집을 사고, 내가 보기 좋은 방식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20년쯤 전인가 김용옥 선생님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집은 역사에 남을만한 건축물이 되면 좋겠다 했고, 기자는 층계를 따라 서가가 배치된 방식에 감탄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 뒤로 마치 영화 '장미의 이름'에서와 비슷하게 계단과 서가를 결합하는 형태의 집을 생각해보곤 했다.

도서관 같은 대규모 서가는 아니지만, 런던의 레비테이트사(Levitate Archtects)는 다락방으로 가는 계단과 도서관 등의 높은 서가에 올라가는 계단을 결합시킴으로써 창의적인 서가를 만들어냈다. 빅토리아풍 맨션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는 다락에 침실을 만들고 아래 공간을 확장하고, 다락방으로 가는 계단을 서가로 꾸몄다.

서가와 계단을 결합시킴으로써 각 레벨에서 책을 꼽아 그 자리에 앉아서 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조명은 다락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을 활용하도록 했다.

01

크게 마음먹고 책꽂이를 뒤져 안 볼 책들을 이리저리 모아 노끈으로 묶어 밖에 내놓으려 나가지만 결국 책묶음을 다시 들고 집안에 들어왔다든지, 이사하려고 책장을 정리하려 이 책 저 책 뒤지다 결국 모두다 도로 다시 꼽아 놓았다는 등의 일화를 보면, 책은 버리기 힘든 물건 중의 하나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유통량이 많아지면서 이를 읽기 위해 종이 소비량이 더 늘었다는 이야기는 전자책 보다 전통적인 인쇄물이 여전히 더 높은 가독성을 가졌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공부 특히 인문사회과학 쪽 공부를 하려면 원체 책이 많이 필요해서인지, 구조적으로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을 충분히 확보를 못해주어서인지, 공부를 하다 보니 책 욕심이 생기는 건지, 책 욕심이 있는 사람이 공부를 하는 건지,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어쨌든 이 쪽 공부를 하다보면 쌓여만 가는 책을 어떻게 처리할까는 큰 고민이 된다.

정운영 선생님은 돌아가시면서 2만여권의 장서를 윤소영 선생님에게 남겼고, 윤 선생님은 이를 서울대에 기증했다. 정 선생님은 평생 전세집을 전전하면서도 장서를 보관하기 위해 항상 평수가 큰 집을 골라야만 했다는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도 일종의 수집벽이 있어서, 방의 마주보는 벽의 한편에는 책이 다른 한 편에는 CD와 DVD가 꽉 차 있다. 둘다 거의 포화상태라 집을 옮겨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일용잡직의 수입으로 더 큰 집으로 이사하는 것은 로또만큼이나 어려운 일일 것 같고, 결국은 책을 정리하거나, 책장을 개조하거나를 생각하게 된다.


흠... 아이디어는 얻었으니, 로또만 되고, 집만 구하면 되겠다.

(사진 및 기사 출처:
Apartment Therapy)


29. '빠'라는 것

기타2008. 2. 5. 16:16
빠심의 특성은

1. 미우나 고우나, 잘하나 못하나, 논리적이거나 비논리적이거나 무조건 충성을 다하는 것이고,
2. 예쁘거나 못생겼거나, 주연이거나 아니거나, 어디엔가 출연만 하면 체크해두는 것이다.

소위 콩깍지가 제대로 씌여서 벗겨지지 않는다.

이는 맥(Mac), 여자 화장품 MAC이 아니라, 애플 사에서 만드는 컴퓨터 맥 사용자들이 대개 겪는 증상이다. 게다가 사용자들이 소수이기 때문에 남들도 쓰고 있다면 감탄하며 동질의식을 느끼고, 심지어는 호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학회에 가서 맥을 쓰고 있으면, 20명 중 1명은, 이 숫자는 전 세계 맥 사용자의 비율과도 같은 것인데, 내게 와서 이것 저것 물어보고, 자신도 맥 사용자임을 밝히곤 한다.

이는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사랑에도 이어진다. 국내 굴지의 애플 동호회 애플 포럼에는 아이팟이 있는 풍경, 맥이 있는 풍경, 맥이 나오는 영화라는 글타래가 따로 나와 있을 정도로, 어느 영화나 드라마에 Mac이 나오는지 눈에 불을 켜고 보게 된다. 마치 이런 경우처럼.

012

아니면, 임상수 감독이 애플 모자를 쓰고 인터뷰를 했다거나, 미국 드라마 24를 보면, 악당은 모두 PC를 사용하고, 정의의 세력은 모두 맥을 쓴다는 것을 발견하고 기뻐하며 자랑스러워 한다.

전 세계인의 95%가 PC 사용자인 상황에서 이런 식의 Mac 사랑은 비정상적인 것으로 취급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런 사용자 분포 때문에 맥에 대한 집착은 더 강해지고, 달은 안보고 포인터만 무엇을 썼는지 보는 상황이 재현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두 편의 미국발 기사를 읽으면서도 맥빠의 입장에서 기사를 읽게 되었다.


하나는 전세계 미국 드라마 팬을 아쉽게 만든 헐리우드 작가 조합의 파업 소식. 이들의 주장은 프레시안 기사에서 보면 되고, 그들이 무엇을 말하는 지 보고 싶다면,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된다.



이 동영상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 키노트(Keynote)를 썼네'였다. 부끄럽지만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헐리우드 작가들에게 호감이 가기 시작했다. 키노트 자체가 워낙 사람을 끌어당기는 프리젠테이션을 하도록 한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키노트는 MS의 파워포인트 같은 프리젠테이션용 프로그램이다. 스티브 잡스가 맥 개발자 대회나 맥 엑스포 등에서 직접 기조 연설(키노트의 번역어가 기조 연설이다)을 할 때 쓰는 바로 그 애플리케이션이다.


프리젠테이션의 요다라는 레이놀즈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빌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스타일을 비교한 데서 잘 보여주듯 파워포인트가 주로 잡다한 글을 보여주는 데 특화된 반면, 키노트는 영화나 CF를 보는 것처럼 시각적으로 인상깊은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헐리우드 작가 조합이 파워포인트로 동일한 프리젠테이션을 만들었다면 비호감은 아니더라도, 키노트를 사용했을 때 만큼의 호감과 호기심을 갖고 끝까지 그들의 주장을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빠순이와 빠돌이의 심리는 국경을 초월하여 존재한다. 2008년 2월 4일자 뉴욕타임즈
는 한창 경선 중인 민주당의 두 주자 힐러리와 오바마의 사이트를 비교했다.

오바마의 홈페이지는 Mac에 유사하고 힐러리의 홈페이지는 PC에 가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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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사이트는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흰 공간이 충분하며 옅은 푸른색 팔레트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상단의 메뉴바는 애플 사이트에서 작동하는 메뉴바와 비슷하게 작동한다. 젊고, 첨단 기술에 민감한 세대를 염두에 둔 디자인이며 전체적으로 젊은 느낌이라는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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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힐러리의 사이트는 전통적인 기본 색인 짙은 푸른색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가는 선이 홈페이지 내용을 분할하고 있다. 마치 패러디 광고처럼 모든 것을 담으려하고 있고, 모든 내용을 대문자로 표현함으로써 성난 사람처럼 소리만 지르거나, 제왕 같은 느낌(regal)을 준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싣고 있다.

기사 중 각 후보의 사이트를 비교 평가한, 시각 예술 학교(the School of Visual Arts)의 디자인 비평 석사 학위 학과장 앨리스 트웸로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일을 강조하는 애플 컴퓨터처럼, 오바마의 사이트가 모든 기능과 요소가 무리없이 통합되어 있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기자가 트웸로우가 맥 사용자라는 사실을 지적함으로써 맥에 대한 편애가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함과 동시에, 시민권이 없으므로 투표를 할 수 없는 중립적 지위에 있는 사람임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맥빠들의 생각과 맥빠 아닌 사람들의 생각은 세상 어딜 가나 똑 같은 게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어렸을 때 밖에서 잘 놀지 않았고, 게다가 외동이다 보니 같이 놀 사람도 없었다. 그걸 아는 사람들은 어려서 심심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자주 했다. 누구나 자신의 상황에 맞는 나름의 해결책을 개발하는데, 서로서로 그 해결책을 잘 이해하지 못하듯, 나름 혼자서도 잘 놀았다. 같이 놀 사람이 없었으면서도 심심하지 않았던 것은 레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몇 살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처음 만난 레고는 아직도 선명히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아는 분에게 선물 받은 레고 우주 시리즈 6927번.

행성을 도는 위성이 그려진 로고가 새겨진 흰색과 붉은 색의 옷을 입고 산소통을 맨 두 개의 인형, 두 개의 커다란 원반 레이다가 지붕 위에 있는 기지, 그리고 이 것을 끌고 다닐 수 있는 운송용 차량. 거짓말 좀 보태, 지금도 부속만 있다면 매뉴얼 없이 조립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정말 많이 만들고 다시 만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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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의 역사는 1932년 덴마크 빌룬드의 작업장에서 목수 올레 커크 크리스티안센(Ole Kirk Christiansen)이 만들기 시작한 나무 장난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년뒤인 1934년 올레는 자신의 회사를 레고(LEGO)라고 이름 붙였다.

레고는, "잘 논다"라는 뜻의 덴마크 어 "leg godt"를 결합시킨 것이다. 제품의 이름에 레고의 제품 철학이 담겨 있다. 놀면서 상상하고, 놀면서 배운다는 것이다. 다른 유럽어처럼 이 덴마크어는 라틴어와 그리스어 모두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데, 재미있게도 이 두 개의 고대 언어도 레고의 또다른 특징을 잘 보여준다. 라틴어로는 "내가 결합시킨다"는 뜻이고, 그리스어로는 "모은다, 집다"라는 뜻과 동시에 "돌벽을 쌓다"라는 뜻도 있다. 하지만 정규 고급 교육을 받지 않은 올레는 우연히 이 이름을 짓게 된 것이다.

1947년 레고사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소비자들과 판매상들은 플라스틱 장난감을 선호하지 않았고, 레고사 제품의 상당수가 반품되었다.

1949년 내부적으로 결합이 가능한 조각(브릭, brick) 장난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브릭 장난감은 1947년 영국에서 처음 판매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당시의 브릭 장난감은 서로 결합을 지탱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1954년 올레의 아들 고트프레드(Godtfred Kirk Christiansen)가 레고사의 부회장이 되었다. 그는 상부에 동그란 요철(stud)이 있고, 바닥 내부에 빈 원형 기둥(hole)을 추가시켜 서로 결합시켰을 때 쉽게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현재 레고 브릭의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그러나 완전히 결합되어 유지되면서도 약간의 힘으로도 분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해결책은 2*4의 기본 모형의 가운데에 세 번째 원형 기둥을 집어 넣는 것이었다. 1958년 1월 28일 오후 1시 58분, 외부의 요철과 내부의 원형 기둥을 가진 오리지널 레고(stud-and-hole brick)가 특허를 받았다.

1963년에는 브릭의 소재를 ABS(Acrylonitrile Butadine Styrene)로 바꿈으로써, 튼튼하고 긁힘과 깨물기에 강한 제품을 만들게 되었다.

레고는 단순함과 다양함으로 유명하다. 수학의 조합을 활용하여 계산해 보면, 동일한 색상의 동일한 모양의 2개의 8 요철 레고 브릭은 24가지 다른 방식으로 결합될 수 있다. 3개의 동일한 색상의 8 요철 브릭은 1,060개의 다른 방식, 브릭의 수가 늘어나면 조합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서 6개만 있어도 9억 1,500만 방식 이상의 결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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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골라준 것이었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처음 갖고 있던 6927 모델에는 구하기 힘든 다양한 브릭이 많았다. 그리고 각각의 브릭에 상상력을 더하면 다양한 종류로 활용되었다. 레이다 기지를 받치는 다리는 발칸포가 되기도 했고, 레이다를 뒤집으면 우산이 되었다. 다리와 레이다, 안테나를 결합하면, 화려하지는 않아도 조그만 야외 테이블이 되었다. 말 그대로 그때그때 달-라-요.

브릭 만큼이나 유명한 미니 피규어는 1978년에 처음 등장했다. 최초의 피규어는 1974년에 생산되었는데, 브릭을 결합시킨형태로 크기가 컸다. 미니 피규어는  피부색의 차이, 성별의 차이, 표정의 차이가 없이 만들어졌다. 이후 레고시리즈에 스토리라는 개념이 들어오면서 피규어의 무색무취함은 사라지고, 성격, 인종, 성별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피규어는 산소통을 맨 우주인이기도 했고, 우주유영장치를 맨 우주인이기도 했다, 아니면 스쿠버 다이버, 소방관, 인명구조대원도 되었다. 옷도 갈아입히곤 했다. 정확히는 피규어의 다리와 상체를 분리하여 바꿔 끼는 것이었지만. 손에든 라디오는 어떤 때는 무전기가 되었고, 레이저 총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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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모델의 조립 매뉴얼에는 모델에 포함되어 있는 브릭을 이용하여 기본 모델 이외에 조립이 가능한 다른 예제가 있었다. 또 처음에 선물받은 레고에는 들어 있던 카탈로그를 보며, 갖고 있는 브릭을 활용하여 이리저리 나름의 모사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니면 TV, 영화에서 봤던 건물, 차, 핵전쟁용 방공호 따위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레고의 특징은 단순함과 그것이 결합되는 체계성이다. 그리고 여기에 조금의 상상만 더하면 레고로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다. 레고 랜드의 수 많은 건물 모형이나, 바닷속 생물용 거주 공간을 레고로 만든 일이나, 구글이 설립 초기, 저장 장치의 외부 케이스로 레고를 사용했던 것처럼. 최근의 레고 광고는 이러한 포인트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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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다양한 조립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조립형 장난감이 대개 그렇듯,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얇고 긴 막대 브릭 2개를 연결하면 헬리콥터의 로터 흉내를 낼 수 있지만, 실제로 이를 돌리는 브릭이 있으면 더 좋은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리고 건물은 그럭저럭 비슷하게 만들 수 있었지만, 배 같은 것은 배 모양의 파트가 필요했다. 배 말고도, 그때 카탈로그를 보며 아쉬워 했던 것은 기차 시리즈였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레고는 다른 장난감에 비해 가격도 높은 편이었고,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모델도 매우 제한되어 있었다. 경찰서나 해적선과 같은 10만원이 넘는 모델을 사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부모님은 레고를 잘 사주시는 편이었다. 나름 머리를 짜내어 생각한 방법은 일석이조를 노리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같이 있는 모델을 골라서 오토바이 주형도 구하고, 자동차 바퀴도 구하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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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중학교 무렵까지 계속 갖고 놀았으니까 10년은 족히 만진 셈이다. 그 세월동안, 데굴데굴 굴러가 장농 밑으로 들어가버려 속을 긁어 놓은 브릭을 빼면, 외형적인 큰 변화없이 튼튼히 잘 버텼다. 또래의 다른 애들은 분리가 잘 안되면 이빨로 잡아 뜯었는데, 그런 자국이 남는 게 싫어서 조심스레 손으로 잘 분리했던 소심한 성격도 한 몫을 했겠지만, 기본적으로 레고는 튼튼했다.

레고 사의 모토는 "최상의 것만이 충분하다(Det bedste er ikke for godt)"이다. 이 모토는 올레가 만든 것이고, 직원들에게 품질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려는 것이다. 이 모토는 지금까지도 살아 있다.

레고의 품질 관리는 수차례의 검사와 시험로 유명하다. 기계를 이용하여 낙하, 압축, 늘이기, 깨물기, 충격 시험을 거쳐 제품의 견고함과 안전성을 확인한다. 또한 비이커를 활용해 아이들이 브릭을 삼켰을 때 기도를 막는지도 확인한다. 홍보자료에 따르면, 1백만 개의 레고 부품을 검사하면 평균 18개가 불합격한다고 하며, 불량률을 0.00002%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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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들어가면서 더 이상 레고를 갖고 놀 시간 여유가 사라졌다. 대를 물리는 장난감 레고는, 그래서, 사촌동생들 손으로 넘어갔다. 다시 레고 생각이 난 것은 군대에 가서였다. 출퇴근하고 월급도 제법 나오는 곳에 있었던 덕에 다시 레고를 사모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기본적인 브릭 제품 외에 제품군이 크게 늘어나 있었다. 아주 상세한 공학적인 동작을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테크닉 시리즈는 1977년에 등장했지만, 이것이 1998년에 개발된 MIT의 미디어 랩과 공동으로 개발하여 아이들이나 비전문가도 쉽게 제어장치를 만들수 있도록 한 마인드 스톰 시리즈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었다. 공학적으로 섬세하게 작동하면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 것이다. 즉 집에서도 손쉽게 로봇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레고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의 종류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techblog.com에서 레고로 만든 독특한 것들을 선정했는데, 그 중 상당수는 마인드스톰 기술을 이용한 제어장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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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레고를 만들어 보려는 데, 마인드스톰까지는 엄두가 나지 않았고, 테크닉 제품은 한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 어려서 카탈로그에서만 보던 테크닉 제품에 대한 동경도 한 몫 했다. 그래서 테크닉 시리즈 8448번 모델, 일명 슈퍼카 2, 붉은 색의 웅장한 스포츠카를 샀다. 유압장치로 부드럽게 열리는 걸윙 도어, 핸들을 따라가는 바퀴, 교차 피스톤 운동을 하는 엔진, 그리고 무엇보다 그 유명한 6단 변속기어는 실제 차의 움직임을 거의 고스란히 재현했다. 국내에서는 이 차와 마인드 스톰을 결합하여 자동차운전면허 기능시험을 재현하기도 했다.

또 영화 스타워즈의 라이센스를 받아 관련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했다. 특정 상품을 최대한 재현하도록 하는 것은, 브릭의 결합을 통해 상상력을 키운다는 레고와의 모토와도 안맞을 수 있었지만, 이를 스토리의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극복하겠다는 시도였다. 레고 x-wing은 그 자체로 영화 스타워즈의 x-wing을 비슷하게 재현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할테니 여전히 창의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흥미를 끈 것은 20개가 채 안되는 부품으로 스타워즈의 메카닉을 모사한 미니 스타워즈 시리즈였다. 이 시리즈의 x-wing, 스노우 스피더, AT-ST는 보면 볼 수록 걸작이다. 제대하고 여행다니며, 기념품 삼아 이 시리즈를 사모았다.

지난 년말, 방치되어 먼지만 쌓여가는 미니 스타워즈 시리즈 레고를 처분하면서, 깨끗이 보관하고 있던 박스를 다시 꺼냈다. 도쿄, 홍콩, 싱가포르 등등에서 사 모은 것을 증명하듯, 나라마다 다른 화폐로 표시된 가격표가 그대로 붙어 있었다. 짠한 마음에 계속 갖고 있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장난감은 갖고 노는 사람이 있을 때 빛을 낼 것 같아 인터넷을 통해 분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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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레고가 50살이 되었다. 미니피규어 출시 후 30년, 마인드 스톰이 나온 뒤로는 10년이 지났다. 전 세계 인구를 60억명으로 보면 1인당 62개의 레고 브릭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미니 피규어의 수는 40억 개로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인구 집단이다.

레고는 50주년을 기념하여 1950년대의 미국 마을을 재현한 제품을 출시했다. 백투더 퓨처 1편에서 보던 그 건물들이다. 예나 지금이나 레고의 최대 소비지가 미국과 유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한 선택이라고 할 것이다.

50주년 기념 제품의 박스 겉면에는 현재 레고 그룹의 소유자이자 창업자의 소유주인 크예르트 커크 크리스티안센(Kjeld Kirk Kristiansen)이 직접 출연했다. 그는 어렸을 때 광고비 절감을 이유로 오리지널 레고 마을 광고에 출연한 경험이 있다. 기념판에는 또한 크예르트의 편지와 3개의 금으로 만든 2X2 브릭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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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탄생 50년. 대략 세 세대가 지난 것이다. 제품이 이렇게 튼튼하면 판매가 줄고 파괴도 되지 않아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냐는 질문에 레고 대변인은 "그럼 계속 갖고 놀면 되죠"라고 답했다고 한다. 사촌동생들이 잃어버리지만 않았다면, 내가 갖고 놀던 레고를 내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어머니는 아직도 그것때문에 작년에 판 레고를 아쉬워 하신다. 부모가 갖고 놀던 장난감을 아이에게도 물려주는 것은 대단한 기쁨이 아닐까?

관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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