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관광엽서사진관

사용자 삽입 이미지

Eugene Burnand, Les Disciples


오르셰는 대단했다. 친구 말대로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은 여기에 다 있었다. 인상파를 중심으로 한 컬렉션이기 때문에 더더욱 친숙할 수 밖에. 고흐와 르느와르의 방은 사람이 넘쳐났다.

하지만 교과서에는 보지 못했지만, 익히 알고 있던 작품 하나를 여기서 보았다. 서경식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의 한자락에 나오는 그림이었다. 저 두 사람은 예수의 시체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는 베드로와 요한이다.

선생의 부활을 상상하기 보다는 시체가 사라졌다는 해괴한 소식에 더 놀랐을 두 제자의 황망한 표정과 잰발길이 느껴진다. 서경식 선생은 마치 극장 간판 그림같다고 까지 말했지만, 선생의 느낌처럼 무엇엔가 화들짝 놀라 떠밀리듯 달려가는 사람의 표정은 군대 가기전 새천년 맞이 기타 등등의 이유를 대고 떠난 내 여행의 의미를 다시 묻게 했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 Tide Table  (0) 2007.12.29
18. Rhapsody in Blue  (0) 2007.12.29
17. Save me  (0) 2007.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