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관광엽서사진관

17. Save me

리뷰2007. 12. 29. 17:57

여름의 맨하탄에서는 허드슨 강변을 따라 있는 공원에서 무료 공연이 이어졌다. Aimee Mann의 공연도 그렇게 보게 되었다.


알고 있는 노래라고는 단 두 개, 400miles와 save me 뿐인, Amee Mann의 연주는 듣다 자버렸다. 야외 공연의 특성상 집중도가 떨어지고, 분위기가 휘발되어버리기 십상이서 그러기도 했지만, 노래의 느낌이 거기서 거기여서 그런 게 더 컸다고 변명해 본다.
 
공연 중간에 본인도 인정했다. '분위기 참 안 뜨네요. 야외 공연이라 그런가?, 제가 변명의 여왕이랍니다. 하하하...'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그녀의 음색과 백 밴드의 연주는 정점을 향해 올라갔다. 결국 돌아오는 길에 중고 cd 가게에서 save me가 들어 있는 magnolia ost를 사게 만들고야 말았다.
 
노래 하나 끝나면 박수나 간간히 치고, 가끔가다 흥에 겨워하는 아저씨 하나 둘이 일어나서 어깨춤을 추는, 그저 그런 분위기의 공연이었지만, 나를 놀래킨 것은, 마지막 연주가 끝나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열광적인 기립박수였다. 마치 냉정한 평론가가 한마디 말도 없이 입을 앙다문채, 조용히 감상을 마치고, 격정의 찬사를 쏟아내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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