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관광엽서사진관

19. Tide Table

리뷰2007. 12. 29. 22:19

파리가 인상파의 주무대라면 미국, 특히 뉴욕은 현대추상미술의 본산이지 않을까 넘겨짚어 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뉴욕의 MOMA는 재개관 준비중이었고, 전시품의 일부만이 퀸스에 남아 있었다. 휘트니도 또다른 선택이 될 수 있었겠지만, 솔직히 퐁피두 센터에서 한 번 데인 이후로 현대추상미술을 굳이 찾아가서 보고 싶지는 않았다.

현대추상미술을 보면 '타르코프스키의 느림을 음악에서 강요받고 싶지 않아 첼리비다케는 듣지 못하겠다'던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휴식의 일환인 미술작품 감상을 '이것이 파이프이냐 아니냐'로 골머리썩혀가며 보고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마침 일정중 샌프란시스코의 MOMA가 공짜인 날이 있길래 다녀왔다. 공짜여서뿐 아니라 팝아트 특별전이 있었다.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등등 유명한 팝아트 작가들은 죄다 모여 있었다.

뉴욕만큼은 아니겠지만, 서부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어느 정도 미술계의 중심일테니 꽤 충실한 컬렉션이 아닐까 기대했는데, 다행이었다. 하지만 책에서 보던 것 이상으로 Pop Art는 심심한 장르였다. 그것은 마치 풍요로운 미국이 주는 이미지가 찰라의 만족감에 지나지 않았던 것과 같았다.

이 미술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남아공 출신이라는 William Kentridge의 애니메이션과 드로잉들이었다. 특히 Tide Table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는 데, 목탄을 이용해서 그린 듯 하고, 따라서 소재 특유의 굵은 선이 강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게다가 작품의 내용도 녹록치 않아서, 남아공의 정치/사회적 문제, 특히 AIDS로 인한 사망을 강하게 다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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