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관광엽서사진관


와우! 대단한 날이지 않았어?

역사에 길이 남을 거야.


긴 악몽이 끝나고, 드디어 희망이 생겼어. 

그리고 있잖아, 나 자신 보다 더 큰 의미있는 것을 찾은 것 같아.


그 생각만 하면 좋아 눈물이 날 지경이야.

응, 오바마 취임은 대단했지.


음... 그게 아니라, 나 맥으로 바꿨어.


<출처: Joy of Tech 2009년 1월 21일>


나는, 2005년 5월 맥으로 바꾸었다(스위칭). 그러니 다음달이면, 맥북을 사용한지 만 5년이 된다. 코어 듀오 칩이 달린 일세대 모델이지만 아직까지 큰 불만은 없다. 하드가 부족하기는 한데, 이리저리 돌려쓰면 되기는 하고, 또 이제 와서 하드를 늘리기도 뭐하다. 사실 7기가나 되는 공간을 윈도우즈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안들기도 하여, 오기로 버티는 것도 있다.


앞으로의 글타래는 지난 5년 간의 경험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내가 컴퓨터를 써온 내력을 밝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친구들 집에서 삼국지를 하기 위해 컴퓨터를 만져본 것을 제외하면, 본격적으로 나만의 컴퓨터를 가진 것은 96년이었다. 또래에 비해 아주 늦은 것은 아니지만, 빠른 것은 결코 아니었다. 


96년은 윈도우즈 95가 등장하여, 도스에서 윈도우즈로 전환되는 과도기였다. 96년 말까지 윈도우즈 95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스를 1년 정도 사용했다. 즉, 메모리 관리를 위해 config.sys나 autoexec.bat 파일을 손 본 경험이 있으며, M을 띄웠고, NDD를 돌려보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아래아 한글 중 도스 버전 한글 3.0b에 대한 만족도가 제일 높다. 어둠의 경로로 구한 동급생을 하기 위해 V-dos용 부팅 디스켓을 따로 갖고 있기도 했다. 그러니 간단한 명령어는 아는 초급 사용자쯤 되겠다.


그리고 한동안 도스와 윈도우즈 3.1로 버텼다. 사실 그때부터 맥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같은 과의 컴퓨터 동아리 선배가 열혈 맥 유저였기 때문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맥은 미려했다. 그래서 한 동안 바탕화면의 아이콘을 맥에서 가져다 썼다.


그러다 설치를 95번 해야 한다고 해서 이름이 그렇다는 윈도우즈 95를 깔게 되었다. 왜 윈도우즈 3.1에서 윈도우즈 95로 옮겨 갔는 지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당시 친구들이 게임 때문에 그러냐고 그랬던 기억은 난다. 아니면, 3.1에서 시시때때로 뻗어버리는 아래아 한글이 야속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뒤로 윈도우즈와는 설치와 포맷의 역사였다. 윈도우즈 95 이후 윈도우즈 98, 윈도우즈 미, 윈도우즈 2000, 윈도우즈 XP 까지 하룻밤 동안 최대 7번 설치해본 경험을 포함해 모두 50번 이상 설치해봤다. 당연히 그 만큼의 포맷과 시스템 재설치, 당연히 윈도우즈를 다시 까는 것은 OS를 다시 까는 것만 의미하지 않으니, 아래아 한글을 비롯하여 필수 프로그램을 다시 설치해야만 했다.


2001년 최초의 노트북으로 LG-IBM의 로고가 새겨진 X-20을 장만했다. 여기에 윈도우즈 미가 깔려 있었다. 이 녀석은 고질적으로 블루 스크린이 빈번하게 떳고, 시스템이 자주 엉켰다. 윈도우즈 2000으로 전환한 것은 2002년 초 쯤으로 기억한다. 이후 윈도우즈 XP가 나왔지만, 노트북에 설치하기에는 무거웠다. 대신 연구실 데스크탑에 윈도우즈 XP를 설치했다. 


2005년 액정과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서 X-20이 수명을 다했다. 당시 나는 논문을 준비 중이어서, 물경 20여만원을 들여 하드디스크를 복원했다. 액정 수명이 다 되어 노란색이던가, 특정색을 제대로 재생하지 못해 화면이 제 색깔이 아니었지만, 텍스트를 작성하는 데는 큰 무리는 없었다. 노트북을 바꿀 시점이기는 했지만, 논문을 쓴 뒤에 새 것을 살 생각이었다.


그 때, 맥북이 나왔다. 인텔 칩을 단 최초의 보급형 애플 노트북이었다. 가격도 적당했다. 학생할인을 받으면 100만원 이하였고, 그 가격에 그만한 성능의 노트북이 없었다. 약간 무거운 것이 흠이었는데, X-20(배터리, 어댑터 포함 1.5kg 정도)을 써본 경험으로 1kg과 1.5kg의 차이는 크지만 1.5kg과 2kg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을 소유함과 동시에 부트캠프(당시에는 베타버전)를 사용하면 윈도우즈도 설치 가능하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장점 말고도, 오매불망하던 맥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감동 또한 중요했다.


결국 나는 맥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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