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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 아이패드

애플2010. 4. 3. 02:37
드디어 아이패드가 대중에게 모습을 보인다. 일단은 미국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아이폰의 성공으로 인해 한국에도 출시될 것이다. 

미리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었던 미국의 유명 테크 컬럼니스트들이 리뷰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하나같이 지적하고 있는 점은 1월의 제품 소개 그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욱더 고민에 빠지게 된다. 애플 제품을 좋아하지만, 모든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외려 호불호가 분명했다. 애플 티비, 맥미니, 맥프로, 아이팟 터치, 에어포트는 사고 싶지 않지만, 맥북이나 맥북프로, 아이폰, 마우스는 사고 싶다. 그렇지만 아이패드는?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뉴욕 타임즈의 데이빗 포그는 내가 고민하는 바를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아이패드는 노트북과 아이폰의 사이에 있는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트북과 아이폰의 대체품으로 생각한다면, 아이패드를 선뜻 사기는 힘들다.  

아이폰은 항상 갖고 다닌다.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비(음악, 영화, 웹)를 위한 기기이다. 노트북은 항상 갖고 다니기는 조금 버겁지만,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좋다. 

아이패드는 소비를 위해서는 좋지만, 작업을 위해서는 부족하다. 그리고 아이폰처럼 항상 갖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아이패드에 페이지스, 키노트, 넘버스가 구동되니, 워드프로세싱, 프리젠테이션, 스프레드시트 작업이 가능하다는 하다. 하지만, 노트북만큼 쓰기 편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나는 LaTex 사용이 익숙해졌다. 북스토어는 덤이고.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도 없는 한국에서는 언감생심이다.

그래도 아이패드는 훌륭한 기기이다. 아이패드의 동영상 가이드를 보자. 그리고 지난 1월 스티브 잡스의 시연 동영상을 보자. 공통점이 있지 않나? 

모두 소파에 앉아 다리를 뻗고 사용을 한다. 부지불식 간에 아이패드를 쓰는 환경을 강조하는 셈이다. 모래 폭풍이 부는 언덕위에서 사용하는 터프북도 아니고, 서류봉투에서 꺼내 쓰는 맥북 에어도 아니다. 소파에 앉아 쓰는 아이패드다. 

우리가 가정에서 컴퓨터로 하는 일은 음악 듣기, 동영상 보기, 웹서핑, 문서 읽기, 이메일 확인하기가 대부분이고, 필요하면 워드프로세싱, 약간 상급의 사용자라면 스프레드시트로 가계부 쓰거나, 잔무처리로 스프레드시트나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는 정도를 넘지 않는다. 아, 사진관리도 포함된다. 

아이패드는 이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 물론 아이패드에서 SAS나 파이널 컷 프로가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소파에 앉아 그런 일을 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아니, 전세계 인구 중 SAS를 만지는 사람과 유투브를 보는 사람 중 누가 더 많을까?

아이패드가 구현하는 기능은 대부분의 가정용 컴퓨터 사용자를 만족시킨다. 이코노미스트지의 블로거가 분석한 대로 아이패드의 가격은 추가적인 가정용 컴퓨터를 구매하려는 1세계와 첫 가정용 컴퓨터를 구매하려는 개발도상국을 모두 만족시킨다. 


게다가 사용하기도 편하다. 윈도우즈나 맥 OS는 copy/move 명령어를 외울 필요를 없앴다. 아이패드(아이폰)는 폴더와 파일을 이해할 필요를 없애버렸다. 부팅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화면 아래의 버튼, 이 것 이외에는 눌러 볼 것도 없는 단 하나의 버튼을 누르면 첫 화면이 떠 있다. 전원을 켜고 끈다는 개념도 없다. 투버튼의 마우스가 익숙한 사람에게는 불편하기 그지 없지만, 여전히 왼쪽과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구별하지 못하는 우리 어머니에게는 축복과 같은 애플의 원버튼 마우스와 같다. 누르면 작동하리라. 

여전히 mp3가 무엇인지 물어보시는 아버지도 아이팟에서 재생되는 음악은 쉽게 들으신다. 아이폰(아이팟 터치)은 음악을 컴퓨터에서 플레이어로 음악 파일을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앴다. 그대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니까. 아이패드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 컴퓨터의 가전제품화. 애플이 추구해온 그 이상의 정점에 아이패드가 있다. 

물론 이러한 기능은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에서도 구현되었다. 이런 면에서 아이패드는 화면만 커진 아이폰이다. 

하지만 현재 나온 리뷰를 보면 큰 화면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 듯하다. 마치 아이폰이 아이팟 터치와 동일하지만, 전화 네트워크를 통해 24시간 네트에 연결함으로써 차원이 다른 감동을 준 것처럼. 

그런데, 나는 우리 부모님과 다르다. 마우스의 두버튼을 모두 쓸 줄 알고, 때로는 통계패키지와 토렌트도 써야하고, 컴파일링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일들은 아이패드로 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집에서 노트북을 켜 놓고 하는 일의 대부분은 아이패드로 할 수 있다. 그러고보니, 이 포스팅의 초안도 아이폰으로 썼다. 그러니, 결국 아이패드를 사 봄직 하다는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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