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관광엽서사진관

영어권에서 글 좀 읽고, 6-70년대의 히피 세대는 Joni Mitchel을 듣는다고 그랬던가? 닉 혼비의 About a boy에선가 그런 비슷한 구절을 읽은 것 같은데. 


원래 Joni Mitchel 자신이 1969년에 불렀던 노래는 내 마음 속에 들어온 자전거로 유명한 CF에 사용된 경쾌한 곡이었다.

그런데, 이 노래를 영화 'Love Actually'를 보면서 처음 들었다고 생각했다. 워낙 분위기가 달라서.

남편이 애인에게는 보석을 선물하고 자신에게 Joni Mitchel CD 한장을 선물하자 Emma Thompson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훔치면서도 아이들에게 웃음을 보이던 장면에서 흐른 Both Sides Now는, 오롯이 한 마디 한 마디 가사가 들리며 처연하면서도 비장했다.

징글맞게 싸우고, 무릎 깨져가며 파리 시내를 뒤져 케잌을 사다 드리며 머리를 조아렸고,
식당과 빵집만 보이면 쪼르르 달려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바라보았고,

그렇게 같이 걷고 같이 웃던 유럽의 골목을 떠올리며 지루한 행군을 참았는데,

카를교에서 키스하는 연인들을 시샘하며, 바벨 성 아래 잔디밭에 누워 크라코프의 푸른 하늘을 보며,

사랑은 주는 것과 받는 것, 내가 많이 주었을까 많이 받았을까, 그렇게, 대차대조표라도 그리고 나면 마음이 나아질까.

아니 그것은 결국 잘못된 기대였다.

센텐드레의 기념품 가게에서 그녀가 좋아할 예쁜 모자를 보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같이 손 잡고 뽀뽀하며 걷던 파리 시내를 홀로 걸으면서, 양희은의 노래가 들렸다.

그렇게 내 마음의 20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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