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관광엽서사진관

10. Shall We Dance?

리뷰2007. 12. 29. 17:05

늘상하는 말로 대선에서 누구를 찍을 지 술잔을 던지며 언쟁을 벌이더라도, 여름날 맥주 한 잔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둘다 샌님이라 한바탕 주먹질을 하지는 않더라도, 사회당원이 왜 노무현을 찍느냐의 문제를 놓고 밤새도록 언쟁을 벌일 수 있는 친구가 있었다.

크라코프 성 아래 잔디밭에서 뒹굴거리며, 프라하의 필스너 우르켈을 마시며, 그가 생각났다. 80년대 아바도의 베토벤은 앨범 표지만 아름다울 뿐이라는 시시껄렁한 먹물티 나는 농담이나, 이문열에 대한 과대평가와 역겨움을 안주 삼아 한잔 들이키고 싶었다. 많은 것을 함께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2005년 가을, 졸업도 못하고 여자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는 복잡한 심정으로, 그를 찾아 버스 정류장에서 보광사로 올라가는 길에서 Shall We Dance가 들렸다. 그해 여름 홍대에서처럼 너와 다시 춤을 출 수 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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