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관광엽서사진관

45.1 Goodbye SKY and SK

기타2009. 11. 18. 23:49

다음달 폰으로 말이 많던 아이폰이 나오기는 나올 모양이다. 


지인통신, 이동통신사의 설레발들, 그리고 일부 인터넷 기사들에 하도 데여서, 공식 발표를 해봐야 나오는 걸로 확신하겠지만, 주요 일간지에서도 언급을 하는 걸 보면 나오는 것이 맞나 본다.


덕분에 그간 써오던 핸드폰도 바꿀 이유가 생겼다.


모델: SKY IM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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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9월인가 10월에 개통했으니까. 만 9년 꽉채워서 사용했다. 


MP3 재생도 되고 DMB도 볼 수 있는 사진도 찍는 요즘 전화기에 비하면, 분명 구닥다리다.


하지만, 9년전에는 첨단을 달리는 폰이었다.


4화음 재생이 가능해서, 광고도 음악같이 나오는 벨소리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 


적외선 포트(IrDA)가 있어서, 적외선 포트가 있는 기기끼리 무선 통신이 가능했다. 실제로 Psion Mako라는 PDA에 달린 적외선 포트와 연동시키면 영화 '미션 임파서블 1'의 장면에서처럼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메일을 다운 받아 볼 수 있었다. 평상시에는 스카이폰 가진 사람들끼리 다운받은 벨소리 주고 받는데 더 많이 사용했고.


또 자동응답기가 내장되어 있어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음성녹음이 가능했다. 통신사의 음성사서함이 아니라, 전화기에 음성 메세지가 저장되는 형태여서 음성사서함으로 전화를 걸 필요가 없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었다.


신기한 기능은 발신번호 인식 기능이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사용설명서를 보면 걸려온 전화번호별로 벨소리를 지정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를 테면 여자친구한테 전화가 오면 시네마 천국의 사랑의 테마, 친구들한테 전화가 오면 스머프의 메인 테마송, 일 관계로 전화가 오면 스타워즈의 제국행진곡 이런 식으로. 


하지만, 당시에는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가 없던 시절이었고, 이 기능은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꽤 쓸만한 기능이 되었다. 일찌감치 그런 기능이 내장되어 있었던 걸 보면, 전화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는 일본의 교세라에서 제작하고 SKY는 조립만 담당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기본에 충실했다는 점이다. 신호 잘 잡고, 통화 잘 되고, 물에 빠진 적인 두 세번있었지만, 매번 잘 말린 다음에 별 탈 없이 쓸 수 있을 만큼 튼튼했다.  


사용하는 기능들이 별로 없으니 배터리 사용도 많지 않아서, 지금까지 사용한 충전지는 4개. 살 때 받은 대형과 소형 각 1개, 이후에 새로 산 대형 1개, 중고 충전기 사면서 받은 소형 1개.


여행갔다가 한 번은 핸드폰 째 숙소에 놓고 나왔는데 운좋게 돌려 받았고, 한 번은 충전기만 잃어버려서 이젠 바꿔야 겠다 싶었는데, 중고 시장을 뒤져보니 다행히 충전기를 파는 사람이 있어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었다. 


차츰 노쇠현상(?)이 나타나서, 지하철에서는 잘 안들리기 시작했고, 문자를 수신하면 껏다가 다시 켜야지만 문자 내용을 읽을 수 있었고, 급기야 지난 주에는 저장된 전화번호를 불러오지 못해 리셋을 시키는 바람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모두 분실하고 말았다. 


몇 달전에는 SK가 주파수를 재조정하는 지, 지금 사용 중인 주파수를 옮겨야 한다고 해서 대리점에 찾아갔다. 대리점 직원은 그런 공문을 받기는 받았는데, 실제로 처리하러 온 사람이 오니 당황했고, 몇 군데 전화해서는 간신히 해결. 그때 통화했던 통신사 상담원은 내년까지나 해당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을 거라나. 뭐 아이폰 나오면 바꿀 꺼니까. 그러고 버텼다.


두 달전에는 전화 받는 중에 떨어뜨렸다가 플립 고정부가 완전히 깨져버렸다. 본드로 붙여서 쓰고 있었는데, 그나마도 떨어져나가서 고무줄로 묶어 놓고 쓰고 있었다. 옹색해 보이는 거 싫은데, 이렇게라도 버틴 이유는 조만간 아이폰이 나올 거라는 소식 때문. 


올해 안에는 나오겠지 했는데, 지성이면 감천인건지, 별탈 없으면 나올 모양.


사람들이 왜 안바꾸냐고 물을 때마다 바꿀 이유가 없어서 그렇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안 바꿀 이유가 없어서 바꾼다나. 생각해보니 그 말도 맞다.


하지만 천성이랄까, 막상 기다리던 핸드폰이 나온다고 하는데, 지금껏 작동하고 있는 녀석을 바꾸자니 아쉽기도 하다. 


사실 나는 새 전화기를 하나 갖고 있다. Nokia 6124 Classic. 예전부터 바형 디자인을 좋아해서 이런 전화기를 갖고 싶었는데, 우리나라는 폴더 일색이라. 국내 소비자는 폴더를 선호한다나. 바형은 몇 개 출시해보지도 않고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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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비안 OS가 내장되어 있고, 한글 폰트를 설치하면 한글을 읽는 데는 문제가 없다. 앞에서 언급한 Psion이 심비안 OS를 사용했어서, OS 사용은 익숙한 편이었다. 단, Mako에서 사용하던 한글 입력 시스템은 버전 호환이 안되어서 사용못하는 게 아쉬었다. 현재 출시중인 노키아 제품의 한글 입력 장치를 옮겨오기만 하면 될텐데.


맥 OS의 iSync를 지원하기 때문에 블루투스로 연결을 시키면 주소록과 일정이 자동으로 업데이트 된다. 다만, Nokia Multimedia Transfer for Mac 프로그램이 지원을 하지 않아 OS를 건드리는 경우, 윈도우즈를 통해야만 한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해외여행이 잦아지면서 연초에 ebay에서 구입한 녀석이다. 배송료 포함 10만원인가 조금 더 줬나. 공짜폰이 널리고 널린 세상에서 굳이 돈을 들여서, 그것도 영국에서 전화기를 사온 이유는 전세계에서 전화가 가능한 GSM 기반의 2G/3G 폰이기 때문이었다. 구입후 독일과 베트남 여행에서 요긴하게 잘 써먹었다.


원래 영국의 이동통신사인 Vodafone 전용으로 나왔지만, unlock이 되어서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와 대부분의 이동통신사의 sim 카드만 꼽으면 통화가 가능하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 2G의 경우 GSM 기반이라 CDMA 일색인 국내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3G의 경우 WCDMA 주파수를 이용하면 국내에서도 사용 가능. 실제 국내 이동통신사의 sim 카드를 꼽으면 네트워크를 잡기는 잡는다. 단 긴급전화만 걸 수 있을 뿐이다.


IMEI나 MIC 인증 등의 제도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전화기를 국내에서 쓰는 일은 요원할 것 같은데, 이 문제는 단순하게 폐지를 주장하기는 조금 고민해야할 구석이 있는 듯 싶고. 


아뭏든 아이폰이 나오면 바꾸기는 할텐데, 작년말에 아이폰 출시가 무산되면서 IMEI와 전자파 인증 문제가 이슈가 될 뻔하다가 묻혀 버린게 아쉬움.


3G가 99달러, 3GS 16기가가 199달러, 32기가가 299달러이고, 애플이 단말기 요금을 일정하게 통일시키는 정책을 취하고 있으니까, 신형 iMac에 적용된 환율 1370원을 적용하면, 각각 약 13만 5천원, 27만 2천원, 40만 9천원이 될 거고, 보통 전화요금으로 3만원을 냈으니까, 데이터 이용 감안 해서 4만원 정도하는 요금제 선택하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집과 학교에서는 wifi로 주로 사용하게 될 거고.


p.s. 11월 30일(월) 아이폰을 배송받았고, 기기변경이나 번호 이동 등으로 개통한 사람은 쇼 사용하면서 생쑈부터 했다는데, 나는 신규가입이라 생쑈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11월 28일(토) 등산 중 추락 사고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9년된 내 전화기가 터져서 신고도 하고, 구조도 되었다. 낡았어도 잘터졌다기 보다, 능선에 올라가서 전화하면 되었는데 그럴 정신이 없었던 탓이 더 크다.